의협 “18일 총파업...집단휴진 찬성률 90% 넘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회원 투표 결과 오는 18일 전면 휴진하겠다고 밝혔다. 총궐기대회도 예정하고 있다. 총파업 찬반투표에서는 90%가 넘는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협은 전날(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에 관한 의협 전체 회원의 투표 결과를 공개하면서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전날 투쟁 선포문을 낭독하며 “전국 14만 의사 회원들과 2만 의과대학 학생들은 더이상의 인내를 중단하고 작금의 의료농단을 전 의료계의 비상사태로 선포하며 의료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정부의 무책임한 의료농단, 교육농단에 맞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려내기 위해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며 “범의료계투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6월 18일 전면 휴진을 통해 전국 의사 14만 회원은 물론, 의대생과 학부모 등 전 국민이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며 “총궐기대회는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한 강력한 투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의협은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지난 4~7일 실시된 집단 휴진 관련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의협은 설문을 통해 대정부 투쟁에 대한 의협 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의협에 따르면 총유권자 수 11만1861명 중 7만800명이 이번 투표에 참여해 63.3%의 투표율을 보였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는 “투표율은 그동안 의협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모든 투표 중에 가장 압도적인 결과”라며 “그만큼 이 사안에 대해서 의협 회원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행동하고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투표에서 직역별 참여율을 살펴보면 ▷개원의 35.3% ▷봉직의 33.9% ▷의대 교수 13.6% ▷전공의 8.2% ▷기타 8.9% 등의 순이다. 최 이사는 “전 직역에 걸쳐서 고루 투표에 참여했다”며 “(투표 결과가) 결코 소수 의사들의 의견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투표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십니까 ▷의협이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 행동에 참여하시겠습니까 등 2가지 사항을 물었다. ‘의협의 강력한 투쟁을 지지하겠느냐’는 첫번째 질문에는 90.6%가, ‘6월 중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느냐’는 두번째 질문에는 73.5%가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 이사는 의협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이후 브리핑에서 ‘의협이 계획한 휴진일은 18일 하루인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로선 18일 총궐기대회 개최 일정까지만 확인해줄 수 있다”며 “19일이나 20일 등에 어떻게 할 것인지는 정부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의협이 총궐기대회 일자를 18일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의 휴진 일정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오는 17일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에서 휴진하겠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서울의대 휴진 바로 다음날에 의협도 전면 휴진에 나서면서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대한 반발 파급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안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