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사퇴 고려’ 보도에 베팅 급상승

바이든, 당 지도부 접촉해 지지세 단속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는 벌어져

베팅업체 “바이든 사퇴 가능성 80%”…바이든 “끝까지 갈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UPI]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조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할까”

세계 최대 예측 사이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3일(현지시간) 현재 ‘바이든 사퇴’에 베팅한 투자자가 거의 8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팅 액수는 무려 1000만달러(약 138억3300만원)에 달했다. 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 전에는 사퇴 예측 확률이 20%에 불과했지만 이날 오전 55%에 이어 80%까지 치솟았다. 폴리마켓은 암호화폐를 통해 정치 뿐 아니라 다양한 이슈에 대해 베팅하는 사이트다.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바이든 대통령이 측근에게 재선을 포기할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한 것이 중도 사퇴 예측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분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 이후 한 핵심 측근에게 “앞으로 며칠이 중요하다”면서 “대통력직에 나설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없다면 후보직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이 측근은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재선 도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의 보도와 관련해 백악관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완전히 거짓”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팎과 언론의 압박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당 지도부와 잇달아 접촉하며 자신에 대한 당의 지지를 확인하는 등 대선 완주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래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민주당 전국위원회 전화회의에 예고없이 참석해 “나는 민주당의 리더이며 누구도 나를 밀어내지 못한다”면서 “명료하고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끝까지 이 선거에 임할 것이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날 밤에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 대표 등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짐 클라이번 하원의원,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등과도 접촉하며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백악관에서 20여명의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대면 또는 화상으로 만나 향후 계획을 의논한다. 이 자리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잠재적인 대안 후보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이릴노이 주지사 등도 참석한다.

다만 당 내에서 거세지는 사퇴 압력을 바이든 대통령이 끝까지 외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점점 더 공황 상태에 빠져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미 의원들 사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서한 초안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오는 5일 ABC의 앵커 조지 스테파노풀로스와 토론 이후 첫 인터뷰를 갖고, 주말까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에서 유세를 하며 후보로서의 경쟁력을 증명할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토론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등록유권자 15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대선 지지율은 41%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 이전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6%포인트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참패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한층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민주당 및 무당층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