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1위
최고위원 8인 후보 중 유일하게 누적 득표율 20%넘겨
예상 밖 선전에 “수석 맡기엔 부적절한 인사” 지적 제기
이재명 러닝메이트로 언급됐던 김민석은 4위로 고전 중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막말 파문으로 4·10 총선 공천이 취소됐던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현재까지 치러진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 후보가 차기 최고위원회를 이끌 ‘수석 최고위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정 후보는 지난 주말 이틀 간 총 4차례 치러진 민주당 최고위원 지역순회 경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는 제주(19.06%), 인천(23.05%), 강원(20.33%), 대구·경북(22.20%) 등 누적 득표율 21.67%를 얻어 8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2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오는 8월 18일 전당대회 당일까지 치러질 경선에서 5명의 최고위원 당선자 중 1위를 차지한 후보는 ‘수석 최고위원’ 자리에 앉게 된다.
당초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 원외 인사로 선두를 차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던 정 후보가 내리 1위를 차지하자 민주당 내에선 “각종 논란에 휘말렸던 인사가 수석 최고위원을 맡아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후보는 21대 총선 공천 당시에는 당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아 선거에 나서지 못했고, 서울 강북을에 출마했던 22대 총선에선 과거 ‘목발 경품’ 발언으로 논란이 일면서 공천이 취소됐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 후보에 관해 “개인적인 흠결로 인해 두 번 연속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라며 “이런 분이 수석 최고위원을 맡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이 수석을 맡아야 한다”며 “강성 지지자들이 공천에서 탈락했던 정 후보에 대한 부채의식, 동정심으로 표를 주는 것을 말릴 수는 없지만, 말 한마디도 신중하게 해야 하는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후보”라고 거듭 지적했다. 다른 민주당 인사도 “어떤 발언을 할지 예측이 어려운 정 후보는 수석을 하기엔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명심(明心)’도 정 후보가 아닌 김민석 후보에게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선인 김 후보는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돼왔다. 이 후보는 인천 권리당원 투표 후 유튜브 라이브에서 김 후보를 “당 대표 선거 총괄본부장“이라고 칭하며 “전략과 정무적 판단이 최고시니까 따로 부탁을 드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후보의 온라인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수석 최고위원은 김 후보가 맡아야 한다는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김 후보는 현재 누적 득표율 12.59%로 4위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당내 분위기에 향후 순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선 순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곧 치러질 광주 투표와 중도층이 많은 서울과 경기 수도권에서는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며 “이 후보의 의사도 반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권리당원 ARS와 대의원 온라인투표, 일반 여론조사 결과는 오는 8월 18일 전당대회 당일 발표되기 때문에 누가 수석 최고위원 자리에 오를지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