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지난해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월호 달력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디자인 컨설팅 업체인 슬로워크가 제작한 이 달력의 이름은 ‘기억하라. 그리고 살아라’이다.
이 달력의 표지에는 ‘416’이라는 숫자가 볼록하게 양각 처리됐다. 달력은 흰 바탕에 검은색 숫자와 글씨로만 구성됐다. 일요일과 공휴일도 빨간색이 아니라 검은색이다. 조성도 슬로워크 이사는 “유족분들에게 휴일이란 어떤 의미일까 고민하다 푹 쉴 수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장에는 나희덕 시인의 ‘살아라. 그리고 기억하라’는 시가 적혀 있다. ‘기억하라. 그리고 살아라’라는 달력의 이름은 나 시인이 자신의 시 제목을 바꿔서 붙인 것이다.
달력에는 그림 등 장식이 일절 없다. 특히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은 날짜도 없이 하얗게 텅 비어 있다. 대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종이배를 접을 수 있게 노란색 색종이 한 장을 부착했다. 조 이사는 “4월 16일을 꼭 기억하자고 많은 사람들은 다짐하고 있지만, 반대로 유족분들에게 4월 16일은 잊고 싶은 날일 수도 있겠다 싶어 비워두게 되었다”고 말했다.
달력은 현재까지 약 800부 이상 판매됐다. 판매로 얻은 수익금은 전액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슬로워크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해 4월 17일 제주도로 워크샵을 떠나야 했다. 조 이사는 “미리 예정된 행사라 연기하기는 힘들었지만, 회사 직원들 모두 참사에 마음이 무거웠다. 이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고민하다 디자인 회사이니 달력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달력은 1년 내내 쓰는 것이니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작지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plato@heraldcorp.com
*사진(슬로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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