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저는 가족과 여행 중 재미삼아 카지노를 방문한 것이 전부일 뿐, 절대 억대 도박을 하지 않았습니다.”

해외에서 억대 원정 도박을 했다는 시사저널USA의 보도로 물의를 빚은 가수 태진아가 결백을 주장하며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다.

태진아는 24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용산구청 대극장 미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대한가수협회 회장으로서 오랜 시간 가요계에 몸담은 선배로서 이처럼 연예인의 약점을 잡는 악의적인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며 “시사저널USA 측은 반성은커녕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어 참다못해 녹취록을 건네받아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태진아 “억대 도박 절대 아냐” 오열…시사저널USA 녹취록 공개
가수 태진아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청 지하2층 대극장 미르에서 억대 해외 원정 도박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태진아는 무척 격앙된 목소리로 결백을 주장했고, 때로는 눈물을 보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그는 아들인 가수 이루에 대해 언급할 때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목소리를 높였다.

태진아는 “이루는 카지노에서 게임을 결코 한 일이 없다”며 “아버지와 형을 데리러 나오기 위해 주차장에서 잠시 들락날락한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태진아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인의 권창범 변호사는 “기자회견 이후 (보도 매체를 상대로) 민형사상의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오늘 공개한 증거 자료는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 변호사는 “태진아가 지난 15~22일 미국 여행을 떠나 로스앤젤레스 소재 허슬러 카지노에서 1시간가량 1000달러의 판돈으로 게임을 해 4800달러를, 이틀 뒤 방문한 로스앤젤레스 내 할리우드 파크 카지노에서 1시간가량 3000달러로 게임을 해 1500달러를 땄다”고 사실관계를 설명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태진아가 이후 라스베이거스에서 두 차례 카지노를 방문해 총 1500달러 정도를 환전해 500달러를 딴 사실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억대 원정 도박’과는 거리가 멀다”며 “게임을 한 장소도 첫 보도 내용처럼 고액 베팅이 이뤄지는 특별실이 아니라 누구나 제한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으로 최저 베팅 금액은 10~25달러 선”이라고 강조했다.

태진아는 이날 시사저널USA 대표와 그의 지인 하워드 박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시사저널USA 대표가 하워드 박에게 “태진아가 자신의 회사에 주주로 참여하고 투자를 해 달라”며 투자액으로 20만달러를 언급하는 내용과 더불어, 하워드 박에게 “이를 성사시키면 중간에 5만 달러를 건네주겠다”며 총 25만달러를 요구하라고 조언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하워드 박은 동영상을 통해 “시사저널USA가 쓴 기사는 삼류 소설 이하이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시사저널USA 대표가 사과하고 정정보도 하지 않는다면 법정에 가서 증언할 계획도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통화로 연결된 폴 송 허슬러 카지노 총지배인은 “태진아는 VIP룸이 아니라 최소 배팅 금액이 10달러 선인 테이블에서 했다”며 “카지노에서 나갈 때 환전액도 판돈 1000달러를 포함해 총 6000달러로 기억하고, 체류 시간도 한 시간 남짓”이라고 증언했다.

태진아는 “시사저널USA의 주장에서 사실은 단 하나, 내가 카지노에 갔다는 것 뿐”이라며 “이유야 어찌됐든 제게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다시는 카지노 쪽으로는 쳐다보지도 않겠다”고 외쳤다.

권 변호사는 “미국 현지 변호사에게 의뢰해 미국에서도 법적인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미국 법원을 통해 해당 카지노의 CCTV 자료를 확보해 필요할 경우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