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삼성그룹의 계열사 사장단이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 이론을 바탕으로 한 ‘관용과 융합의 경영학’을 공부했다.

25일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은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장하석 런던대 교수(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에게 ‘선입견의 위험과 위력’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장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과학의 발전을 주도하는 일종의 ‘틀(패러다임)’로써 선입견의 위력을 강조했다. “일정한 틀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이론적 정밀성을 높이다 보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인류가 혜왕성과 명왕성을 발견하게 된 일화를 예로 들며 “기존의 과학적 틀이라고 할 수 있는 뉴튼역학을 기준으로 보면, 천왕성의 움직임은 이 틀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결국 뉴튼역학 자체가 틀렸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반대로 뉴튼역학이라는 틀을 여전히 지지하면서 ‘다른 행성의 중력에 의한 천왕성의 경로 변경’ 등을 연구하던 학자들에 의해 혜왕성과 명왕성이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즉 과학의 발전에는 기본적으로 틀 자체를 뒤흔드는 변혁보다는 틀 안에서 역량을 쌓아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장 교수는 동시에 “반대로 칼 포퍼는 과학의 기본 정신이 비판정신이며, 기존의 틀을 계속 검증하고 틀렸다고 판명됐을 때는 과감히 버려야한다”고 주장했다며 “결국 토마스쿤의 이론과 칼 포퍼의 이론적 적절히 융합하면 기업 경영에도 충분히 적용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업 영역에 대한 창의적이고 다원적인 시각(사고)를 열어놓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한 사업 분야의 역량을 놓지않고 지속적으로 쌓아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 교수는 또 양자역학과 특수ㆍ일반 상대성 이론이 모두 더해져 탄생한 GPS를 예로 들며 “이처럼 다른 틀에 대한 관용과, 융합을 실행하는 ‘GPS적 사고’가 기업에 필요하다”며 “어린 시절부터 한 가지 틀이 아닌 다양한 틀을, 현장에서 교육해 다원적 사고방식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은 최근 ‘개방형 포용 전략’으로 신성장동력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선 동시에 스마트폰, 반도체 등 기존 주축 사업의 체력도 강화하고 있다. 장 교수가 언급한 GPS적 사고를 기업경영에 직접 적용한 셈이다.

삼성페이 결제를 위해 미국의 신생 모바일 서비스 업체 루프페이를 사들이고, 사물인터넷(IoT) 주도권을 겨냥해 미국 플랫폼 업체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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