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적이고 다혈질적인 성격…선문답 아닌 솔직하게 응대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직선적이고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정치 인생을 살았던 거목이다.
오랫 동안 야당 생활을 하면서도 정치적 술사에서 계산을 넣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선문답으로 상대의 마음을 떠보지 않고 솔직하게 응대했다. 퇴임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인은 솔직함을 자신의 큰 덕목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전에 칼국수나 국밥 같은 서민 음식을 즐겼다. 문민정부의 대통령으로 각종 개혁작업을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했다.
청와대 골프 연습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달리기 코스를 직접 설계했다. 대통령 관저에 있던 노래방 기계도 치웠다. 청와대 앞길도 개방했다.
김 전 대통령의 화끈한 성격과 추진력은 서슬 퍼런 유신시절과 군부독재 세월을 거치면서 다져졌다. 대통령에 취임한 뒤 광주 민주화 운동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통해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것은 모두 이런 그의 화끈한 성격과 추진력에서 비롯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뚝심도 있었다.
주위의 반대를 뚫고 재임 기간 중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해 경복궁 복원을 추진한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치적 동료나 주변의 지인들을 대할 때 그는 솔직했다. 거침 없는 발언으로 때로는 자주 정치적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인간적인 친근감에 그 주변엔 항상 사람들이 모였다.
지금처럼 독도를 둘러싸고 한일간 감정이 고조됐던 지난 1995년 11월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에 대해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며 돌직구를 날렸다. 이 발언은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 때 일본정부가 우리 정부의 도움을 거절한 것을 두고 일본이 복수를 한 것이란 얘기도 돌았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22일 고인이 생전 다녔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충현교회 사람들은 “검소하고 소탈했던 분,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챙겨준 분”으로 그를 기억했다.
최상현 기자/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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