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2008년 18대 국회. ‘쇠고기 파동’이 정국을 휩쓸면서 여야 간 대립이 커졌고, 결국 18대 국회는 7월 11일이 돼서야 개원식을 열었다. 2012년 19대 국회. 같은 해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원 구성에서 대립하면서 개원식은 7월 2일 열렸다.

연이어 한 달 가까이 상습 지각한 여의도가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다. 오는 6월 5일이 공식적인 ‘첫 출근날’이다. 20대 국회에도 이 같은 ‘오명’을 이어갈지, 협치의 정치를 발휘해 20대 국회에선 진정 새 출발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20대 국회 개원 연기 여부는 사실상 국회의장 및 상임위원회 배분 등에 달렸다. ‘쇠고기 파동’처럼 국회 마비 사태를 초래할 변수는 없지만, 3당 체제하에서 국회의장 및 상임위 배분은 상당한 진통이 예고된다. 정당별 힘겨루기가 장기화되면 국회 개원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은 국회 개원일인 5일 첫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한다. 국회법에 따라 그 이후 3일 이내에 상임위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19대 국회 개원이 늦어진 배경도 원 구성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선 국회의장직부터 쟁점이다. 더민주와 새누리당의 입장이 미묘하게 갈린다. 관행상 제1당이 맡은 만큼 더민주가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임기 말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면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3당인 국민의당은 국회의장직 대상은 아니지만, 표결까지 고려할 때 두 정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명확한 입장을 표하지 않고 있다. 더민주에 주는 게 총선 민심을 따르는 것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위기에 따른 사과를 표하고 여당의 국회의장직을 요청하면 이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어느 한 편의 손을 쉽사리 들어주지 않는 국민의당이다. 일각에선 상임위나 국회부의장 직 등을 두고 국민의당이 끊임없이 줄타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상임위원장 분배도 각 당의 치열한 전쟁터다. 내년 대선을 앞둔 정국 주도권 싸움이다. 국민의당까지 3당체제가 되면서 국민의당 내부에선 최소 2석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공연한 상태다.

총 18석의 상임위원장을 3당이 ‘8ㆍ8ㆍ2’, ‘7ㆍ7ㆍ4’ 등으로 배분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동수란 점엔 이견이 적지만, 관건은 국민의당이 얼마나 차지하는가다. 국회의장직 등까지 맞물리면서 치열한 물밑 줄다리기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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