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집계… 2021년~올해 4월 ‘폐암 산재신청’ 156건 중 134건 승인
2022년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최종결과는 분석 중… “상반기 중 발표”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학교 급식실 조리원이 고온 조리 시 발생하는 ‘조리흄’에 의해 유발된 폐암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2021년 이래로 현재까지 총 134건의 산재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폐암 산재가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정부가 앞서 이들에 대해 실시한 ‘폐암 건강검진 최종보고서’ 발표는 한없이 지연되고 있다.
13일 근로복지공단이 헤럴드경제에 회신한 ‘학교 급식실 조리종사자 폐암 산재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56건의 산재 신청 건수 가운데 85%인 134건이 산재승인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에는 산재신청 13건 중 13건이 전부 산재로 인정됐다. 2022년에는 39건 중 34건이, 2023년에는 86건 중 73건이, 올해 4월에는 18건 중 14건이 산재로 승인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각 지자체는 학교 급식 조리원의 근무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조리흄의 발생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조리 흄(cook oil fume)은 음식 조리 시 나오는 유독 증기를 이른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달 1일 학교 급식 조리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조리실 환기 개선에 나섰다. 특히 학교 급식 조리원들의 고충을 접수한 도교육청은 공기 유입과 오염물질 배출을 담당하는 청정시스템을 설치하고, 오염물질 농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개선 사업은 2027년까지 이어지며, 총 1700개 학교를 대상으로 2244억원이 투입된다. 도교육청은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해 올해 9월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선 3월 서울시교육청도 2028년까지 서울 107개 학교의 지하 급식실을 지상으로 이전하거나 환기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급식실 환기시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상 급식실이 있는 942개 학교에도 3020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환기시설을 개선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2022년 실시한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최종보고서를 아직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중간결과를 발표했지만, 1년 넘게 최종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고용노동부의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검진계획’에 따라 학교 급식 조리원 중 55세 이상 또는 경력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폐 CT 촬영을 포함한 폐암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중간결과를 발표한 교육부는 같은 해 6월께 서울, 경기, 충북 교육청 검진자 건강검진 결과를 고용노동부로 보냈지만 고용노동부에서 현재까지 취합된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 중인 관계로 최종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에 따르면, 건강검진 데이터 분석이 완료될 경우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최종보고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교 급식 조리원의 폐암 문제는 2021년 2월 한 급식 조리원이 폐암을 산업재해로 최초로 인정받은 이후에 본격적으로 사회적 문제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