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현직 경찰 간부 “성범죄 무조건 기소의견과 진술서 조작”까지 공공연하게 ‘폭로’

[헤럴드경제=임순택 기자] 스스로 27년차 현직 경찰 간부로 소개한 네티즌이 SNS를 통해 “경찰이 성범죄 사건 수사시 무조건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려고 애쓰고, 공공연하게 앞뒤 안 맞는 고소인의 진술서도 수정해준다”며 사실상 공공연한 진술 조작 사실을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4일 성무고피해자연대 카페 등에 자신을 27년차 경찰이라고 소개하는 네티즌 ‘지키미’는 “경찰이 절대 여러분 편을 들지않는 이유. 저는 경찰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경찰조직을 위해 폭로하니 널리 알려달라”는 제목으로 “신임 경찰들이 여청수사팀에 포진되어 수사역량이 부족하여 무조건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려고 애쓴다”며 기획 취재할 수 있는 사안으로 공론화될 것을 당부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 네티즌은 “수사팀장은 나이가 제법 있는 경감계급이지만 순경~경위까지 행정내근 부서에서 일하다가 경감으로 근속승진하면서 실부가 하기 싫어서 찾아가는 부서가 바로 수사입문부서인 여청수사팀장 자리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어 이 네티즌은 “경찰이 이렇게 무조건 기소의견 송치하고 싶어하는 명확한 이유는 실적 때문이 아니라 불송치로 판단했다가 나중에 자신에게 신분상 불이익이 돌아올 상황(민원, 집단항의, 언론보도)이 생길 것이 우려되어 그런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이 실제로 일부 여성단체에서 성범죄 사건의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이 아니라 유죄 확정식으로 무조건 처벌하라는 목소리나 언론보도에 눈치를 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이 네티즌은 경찰 내부 온라인 교육의 내용이 남성을 우선 유죄추정부터하고, 움직이도록 하는 매뉴얼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경찰의 분위기로 인해 수년 전부터는 여성이 성범죄 당했다고 진술만해도 수사기관이 알아서 편을 들어주고 알아서 갈궈준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일반 여성들은 물론 심지어 여고생들까지도 이에 편승하여 무고를 저지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이 네티즌은 전국 경찰서 여청수사팀에 수사경력이 없는 경찰이 많다는 점과 무고 원인으로 성형수술, 아이폰, 오피스텔 전세보증금, 명품가방 등 욕망과 자신을 가볍게, 우습게 봤다는 이유로 봤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경찰의 공공연한 진술 조작이다.

이 네티즌은 “나중에 결과가 뒤집혀 책임이라도 돌아올까봐 지레 겁을 먹고 무조건 기소의견 송치하고, ‘억울하면 니가 공판에서 살아남아’ ‘누가 당하래’ 이러면서 그 과정에서 피의자가 유리한 증거나 자료를 들이대면 기소의견 송치하는데 방해가 되니 외면하고 못본척한다.”면서 “심지어 고소 여성이 앞뒤 안 맞는 진술이라도 한다치면 서윗하게 수정까지도 해준다. 앞뒤 안 맞는 진술은 기소의견 송치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네티즌은 “검사 역시 굳이 불기소해서 자신이 비난여론의 타켓이 될 여지가 있는 게 싫으니 판사한테 토스~~~억울하면 판사한테 애기하라는 식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8월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오창섭)에서 ‘중학생 2명 성폭행 무죄’ 사건의 경우 경찰의 편파·부실 수사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문구를 일부 추가하거나 유리한 문구를 생략하는 등 진술 짜깁기가 사실로 드러나 이 네티즌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경찰조직 내부자가 아니면 알수 없는 사항들이 많아 네티즌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한편, 지난 2022년 7월 성무고 피해자를 중심으로 결성된 성무고피해자연대는 지난 20일 ‘최악의 성범죄 무고 TOP5’로 30대 여성, 만남을 갖던 공무원 40대 초반 남자가 “남자관계가 복잡하고, 성병치료 중 성관계 나무라자”이에 앙심, 성폭행 무고 사건(2024년 3월 서울마포경찰서 불송치 결정)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