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표결 국회 일정 합의에 자발적 동참

“전국 검찰청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문제”

검찰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이 26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무혐의 처분을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데에 반발해 ‘부장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중앙지검 지휘부인 차장검사들도 공동 입장문을 내고 위헌적 탄핵 시도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국회가 이날 검사 3명 탄핵안 표결을 위한 의사일정에 합의해 민주당 주도의 검사 탄핵안 통과가 가시화하자, 중앙지검 전체 중간 간부들이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소속 부장검사 30여명은 이날 오후 6시를 넘어 지검 청사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 탄핵안 추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사건 처리 결과가 특정 세력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휘 라인에 있는 사람들을 동시에 탄핵하는 것은 탄핵 제도에 대한 남용이고 위헌적 탄핵”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검사 탄핵안이 개인의 비위 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중앙지검 전체의 지휘 라인을 문제 삼은 점에서 “중앙지검 전체 기능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또 “이런 상황은 전국에 있는 모든 검찰청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중앙지검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한다.

이날 모임은 국회가 이 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내달 2일 본회의 보고 후 4일 표결키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뒤 이뤄졌다.

“중앙지검의 지휘체계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허리 역할을 하는 부장들이 묵과할 수는 없다”는 데 의견이 모여 부장검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한다.

이들은 탄핵 추진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본회의에 탄핵안이 보고되기 전 전체 중앙지검 부장검사단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검사 회의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인 박승환 1차장검사와 공봉숙 2차장검사, 이성식 3차장검사도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공동으로 입장문을 내고 “검사들에 대한 위헌적, 남용적 탄핵 시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수사 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불복 절차는 항고, 재항고 등 형사사법 시스템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수사 결과 자체를 겨냥해 검사들에 대해 탄핵 소추를 하는 것은 행정 권한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침해로서 삼권 분립과 법치주의 원리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또 “탄핵 사유가 없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탄핵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공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키고자 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직무 정지라는 목적을 위해 탄핵을 수단으로 삼는 본말전도이자 권한 남용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이후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검사가 9명에 이르고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이 추가되면 12명”이라면서 “누가 보더라도 무분별한 남발이자, 탄핵 제도를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은) 서울중앙지검, 나아가 검찰의 기능을 현저히 저해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