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 미국만 남아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항 계류장 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모습. [뉴시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이 사실상 최종 단계를 향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권가에선 항공 시장 재편이 업종에 대한 재평가를 받을 기회로 본다며 ‘비중 확대’ 투자 의견이 나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승인이 임박했다”며 “항공 시장 변화에 다시 주목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기업 결합 승인이 통과되면 “연내 양대 국적사 합병뿐 아니라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윤곽을 드러날 것”이라면서 “드디어 항공 시장 재편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경쟁 구도 변화는 공급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며 지금의 역대급 호황이 지속되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 연구원은 “해외여행 수요는 대외 경기 변수와 관계없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게다가 화물 역시 2010년대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캐시카우 사업으로 변모했다”고 전했다.

‘최선호주’로는 항공 시장 재편의 최대 수혜자인 대한항공을 유지했다. 최 연구원은 “아시아나 인수 효과는 일정이 지연됐다고 퇴색된 게 아니라 오히려 당초 계획보다 더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2025년 인수합병(M&A) 모멘텀은 LCC 업계로 넘어왔다”며 “LCC 투자도 확대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던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이달 내로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최종 승인’으로 심사를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E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한 에어인천에 대해 현장실사 후 승인에 대한 최종 검토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와의 결합 잔여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 7월 1일께 첫 운항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EC는 또 하나의 조건이었던 유럽 4개 노선의 여객 이관 요건도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EC는 양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며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 여객 노선을 국내 다른 항공사에 이관하라는 조치를 내렸다.

해당 노선을 이관 받은 티웨이항공은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에 이어 지난 3일 프랑크푸르트에 취항하며 4개 노선 이관을 끝냈다. 티웨이항공은 이들 노선에서 일정 기간, 일정 수 이상의 여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항공권을 판매해야 하는 요건도 모두 충족했다.

이달 내로 EC의 최종 승인이 나오면 미국 법무부(DOJ)의 심사도 종료될 확률이 크다. DOJ가 양사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간주한다. 미국의 승인까지 얻으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위해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승인을 모두 얻는다.

한편 최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하 조종사노조)이 합병 과정에서 이뤄진 화물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이사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신청한 가처분도 법원에서 각하되면서 기업 결합도 탄력을 받게 됐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심사를 마친 뒤 신주 인수를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해 2년간 독립 운영할 계획이다. 보인다. 이 기간 각자 브랜드로 운영하면서 인력 재배치, 고용 승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정상화 작업 등을 거친 후에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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