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전세계적으로 4000만회 이상 스트리밍된 인기곡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14살부터 성적 매력을 가진 여성 등의 가사가 미성년자 성매매를 조장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출신 유명 가수인 카롤 지(Karol G)와 제이 발빈(J Balvin)은 다른 아티스트 6명과 함께 ‘+57’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이 노래의 제목은 콜롬비아 국제전화 국가 번호다.
이 노래는 스페인어 기반 라틴팝 시장에서 최고 인기 장르로 자리 잡은 레게톤(Reggaeton)으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4800만회 조회수를 넘겼으며,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콜롬비아 톱 송스(Top Songs)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노래 가사 중 일부 내용이 어린 소녀를 성적 대상화했을 뿐만 아니라 콜롬비아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콜롬비아 현지에서 분노를 샀다.
문제가 된 가사는 ‘14살 때부터 마마시타’, ‘작은 소녀에겐 주인이 있지만, 그녀는 원할 때마다 밖으로 나간다’, ‘큰 엉덩이를 흔든다’는 등이다.
특히 ‘마마시타’는 연인끼리 쓸 수 있는 애칭이기도 하지만, 성적 매력을 가진 여성을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에 콜롬비아 현지에서는 이 곡이 ‘여성을 가치 낮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나라’로 묘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콜롬비아 아동복지관 측은 NYT에 “이 노래는 아동을 위험에 빠뜨리는 성매매 범죄 패턴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또 후안 다비드 코레아 콜롬비아 문화부 장관은 “진부하고 유치한 곡”이라고 비판했고, 일부 의원들은 일반인 관념에서 벗어나는 노골적인 가사를 쓰는 이들을 처벌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논란이 확산되자 카롤 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부 가사는 전체 문맥에서 벗어난 것으로 제가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노랫말 중 ‘14세’는 ‘18세’로 바뀌는 등 일부 변경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비해 제이 발빈 등 다른 아티스트들은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듣지 않으면 된다”라며 반발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