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성정콘서트 26일 성료
예술의전당 600여석 조기 매진
서선영·양준모 세계적 성악가 무대
지휘자 임헌정, 성정예술인상 수상
“아주 따뜻하고 감동적이었어요. 관객과 연주가들이 서로 호흡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알고 있는 음악들도 나와서 너무 좋았어요 ” (관객 김계주 씨)
올해로 열두번째를 맞이하는 성정콘서트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개최됐다. 총 600여석의 티켓이 조기 매진되고 취소표를 기다리는 이들까지 줄을 서면서 공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성정콘서트는 공연 당일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입장 시작 30분 만에 홀 1, 2층의 관객석들이 빠르게 채워지는 등 성황을 이뤘다.
콘서트는 제7회 성정예술인상 시상식으로 시작됐다. 성정예술인상은 한국 음악 발전에 기여한 예술가들을 기리기 위해 성정문화재단이 제정한 상으로, 매년 우수한 음악적 성취와 깊은 예술적 공헌을 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올해는 지휘자 임헌정 씨가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최근 서울예원학교로 특강을 갔는데 그곳의 어린 학생들도 예술가의 길을 걷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경험이 됐다. 이 상 역시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단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공연 프로그램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성정콩쿠르 대상 출신 피아니스트 정지원의 연주로 막이 올랐다. 그는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표현력으로 베토벤의 소나타 23번 곡을 연주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어 소프라노 서선영과 바리톤 양준모, 테너 최원휘가 각각 무대에 서 한국 가곡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소프라노 서선영은 우아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참 맑은 물살’과 ‘연’을 불렀으며, 바리톤 양준모는 굵고 울림 큰 목소리로 ‘청산에 살리라’ ‘거문도 뱃노래’를 노래했다. 테너 최원휘는 맑고 서정적인 음색으로 ‘마중’과 ‘첫 사랑’을 선보였다.
특히 관객들은 세 명의 성악가가 ‘그리운 금강산’을 같이 부를 때 큰 호응을 보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정의 연주에 맞춰 성악가 3인의 개성 있는 목소리가 어우러지자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무대에 집중했다. 눈을 감고 음악에 귀 기울이는 이들도 있었고, 손깍지를 낀 상태로 공연을 보는 이들도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그 어느 때보다 열띤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이어 진행된 2부에서는 소프라노 서선영과 바리톤 양준모, 테너 최원휘가 재등장해 푸치니, 비제 등이 작곡한 오페라 아리아를 선보였다. 마지막은 성악가들이 모여 레하르의 오페라 ‘메리 위도우’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장식됐다.
약 150분간의 콘서트에 관객들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감정이 한층 풍부해졌다”며 호응했다. 매년 성정콘서트를 찾고 있다는 김경숙(64) 씨는 “이번에도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김정자 성정문화재단 이사장은 “세계적인 성악가 세 분의 목소리와 앞길이 기대되는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빚어낸 화합의 선율 속에서 관객들 모두가 늦가을의 밤을 멋지게 마무리했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점식 성정태극후원회 회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예술의 특별한 감동을 경험하고 삶 속에 새로운 빛과 따뜻한 에너지를 더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