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배우 고현정이 15년 만에 TV 토크쇼에 출연해 전 남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에서 낳은 자녀에 대해 언급했다.
고현정은 27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애들은 보고 사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엄마라는 사람은 그냥 편해야 하는데 그건 제게 언감생심”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자녀들과) 살이를 같이 안 해서 그런지 쑥스럽고 친하지 않은 감정을 느꼈을 때, 친하지 않은 것이 이렇게 슬픈 것인지 몰랐다”면서 “그 감정이 들면서 너무 슬펐다. 없어진 거니까 채울 수 없지 않느냐. 많이 속상했었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SBS 드라마 ‘모래시계’로 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1995년 정 회장과 결혼했다. 그는 정 회장과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품에 안았지만 지난 2003년 이혼했다.
고현정은 결혼 당시를 떠올리며 “반응이 뜨거웠던 드라마였는데 그때 제 인생의 다음 장을 시작하는 시즌과 겹쳐서 사람들이 원할 때 뚝 끊고 결혼한다고 가버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정 회장과) 스물둘에 만나서 스물넷 넘어가면서 결혼했다. 집중적으로 연애를 한 시기여서 드라마 촬영이 연애를 방해하는 일로 느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결혼하고 이 일은 그만둘 것’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개인 모드로 들어갔었다”며 “‘모래시계’로 받은 인기는 배우가 살면서 경험하기 힘든 일이었는데 당시에는 그 소중함과 귀함을 몰랐고 별로 느끼고 싶지 않아 했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정신없이 결혼하고 일본에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첫 아이를 갖기 직전에 ‘모래시계’에 대한 반응을 뒤늦게 접하고 죄책감이 들면서 ‘내가 뭐 한 거지’ 싶더라”고 했다.
그는 “너무 무책임했다. 완벽하게 최선을 다해 산 줄 알았는데 누수가 나고 있는 걸 그때야 느꼈다”며 “계속 눈물이 났는데 누구와도 같이 울지 못했다. 공감해주는 분들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라며 솔직한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동안이라거나 많이들 좋게 애기해주시는데 얼굴도 짝짝이 되어 있고 여러가지로 저한테도 노화가 온다. 이 노화온 채로 배우의 정신으로 진지한 작품들을 많이 해서 여러분을 찾아뵙고 싶다. 이 진심을 꼭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제가 SNS 하는 걸 우리 제 자식들하고 연결해서 굉장히 안쓰럽게 생각해주신 분들 많은데 자식들에게 부담되고 싶지 않고, 엄마는 그냥 산뜻하게 열심히 잘 살고 있고 저는 대중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잘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고현정은 “조금은 도와달라. 너무 모질게 보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는 젊음도 고집하는 것이 아니고 피부도 다 좋게 봐주시는 거고 저는 늙고 있다. 여러분과 같이 71년생 한국에서 태어난 고현정이라는 사람이 잘 가고 싶다. 그러니까 너무 오해 많이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