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8일 오후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

밸류업 전략 설명…‘유동성 우려’ 잠재우기 총력전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지주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롯데쇼핑이 15년 만에 보유 토지 자산을 재평가한다. 현재 7조6000억원 규모인데 부동산 가격 상승을 반영하면 자산 가치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28일 오후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IR)를 열고 이런 계획을 알리기로 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롯데지주 주최로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들이 나서서 각사의 재무 상태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설명한다.

이달 중순 롯데그룹의 모라토리움설(지급유예) 등을 담은 지라시(정보지)가 퍼지고, 이어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이슈가 발생하자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이날 오프라인 유통 업황 부진에도 유동성 위기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설명한다. 롯데백화점은 점포 효율화를 위해 부산 센텀시티점을 비롯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자산의 실질 가치 반영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에 15년 만에 자산재평가도 진행한다.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2009년 당시 실시한 재평가에서는 3조6000억원의 평가 차액이 발생하면서 부채비율을 102%에서 86%로 16%포인트 낮췄다.

전날에는 롯데케미칼 회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도 담보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시중은행에서 보증받아 회사채의 신용도를 보강하는 조건으로 사채권자들과 협의해 재무 관련 특약 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다.

특히 회사채에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추가하면 해당 채권은 은행 채권의 신용도만큼 신용도가 보강된다. 기한이익상실 우려가 발생한 회사채 규모는 2조원 수준이다. 현재 가치로 6조원이 넘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받으면 상환 요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설명회에서 석유화학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난달 기준 롯데케미칼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이 모두 4조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기초화학 자산 경량화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하고 첨단소재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매출 8조원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을 공개했다.

롯데건설은 현재 자체 보유 예금 등으로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실 사업장 정리작업에 고삐를 죄며 경영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6조284억원으로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부채 총계가 5조9000억원에 이른다.

롯데건설 측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분양을 늘려 미분양 위험을 줄이고, 이자 비용 축소를 위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도 부동산 자산이 상당한 만큼 롯데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와 협업을 포함해 유동성 확보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