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업체 낙찰 예정자·물량 사전 합의

심사관 “매우 중대한 위법”…고발 의견

들러리 입찰 반영 땐 과징금 더 늘 수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재생에너지 연료인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구매 입찰에서 11년 넘게 짬짜미를 벌인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입찰 규모만 약 10조원에 달하는 이번 사건은 과징금이 최대 2조원대로 불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바이오연료 입찰 담합 사건과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위원회에 상정하고 조사 대상인 7개 제조·판매업체에 이를 송부했다고 30일 밝혔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연합]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연합]

심사보고서를 받은 곳은 디에스단석, 애경케미칼, 에스케이에코프라임, 에스케이케미칼, 이맥솔루션, 제이씨케미칼, 케이지에코솔루션 등이다.

심사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위법 사실과 제재 의견을 담은 문서로, 공정위의 최종 의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건은 앞으로 전원회의 또는 소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제재 여부가 결정된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업체가 2013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바이오연료 입찰에서 낙찰 예정 업체를 사전에 정하고 나머지 업체는 들러리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낙찰 물량을 배분하는 등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바이오디젤은 자동차용 경유에 일정 비율 혼합이 의무화된 신재생연료로, SK에너지와 S-OIL,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이 매년 입찰을 통해 구매한다. 바이오중유 역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남부발전과 중부발전 등 발전사들이 수시 입찰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

심사관은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가 바이오디젤 약 7조7600억원, 바이오중유 약 1조9500억원 등 모두 9조700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시장 영향력도 상당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바이오디젤 입찰시장에서 이들 7개 업체의 점유율은 약 80%였고, 바이오중유 시장에서는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담합이 경유 가격과 에너지 비용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심사관은 이번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향후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는 물론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고발도 함께 의결할 것을 의견으로 제시했다.

현행 기준상 입찰 담합 과징금은 관련 입찰금액의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어 최대 1조9400억원이 가능하다. 다만 들러리 입찰 규모도 과징금 산정에 반영될 수 있는 만큼 실제 부과액은 이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보고서를 받은 사업자는 송부일로부터 8주 이내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며 “이후 공정위원장이 전원회의 개최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