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블랙록·뱅가드 등 글로벌 투자자와 협의
야간 무인 외환거래 지원 ‘e-FX 가이드라인’ 배포
결제촉진대금 주식·채권 납부 허용…원화 부담 완화
런던·뉴욕 시간대 원화 거래가격 경쟁력 제고 요청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외국인 투자자가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원화를 보유하고 결제·이체할 수 있는 ‘원화 국제 결제망’이 다음 달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정부는 관련 규정을 정비해 2027년부터 원화 국제 결제망을 정식 가동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는 문지성 국제경제관리관이 지난 26일 블랙록과 뱅가드, 아문디, 노던트러스트,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화상으로 ‘글로벌 핵심 투자자 협의체’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글로벌 핵심 투자자 협의체는 정부가 해외 투자자에게 외환·자본시장 제도 개선 내용을 직접 설명하고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애로사항을 점검하는 정례 소통 채널이다.
회의에는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와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도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재경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원화 국제 결제망을 비롯해 외환시장의 24시간 운영을 지원하는 ‘전자 외환거래(e-FX) 가이드라인’과 결제촉진대금 제도 개편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8월 배포된 e-FX 가이드라인에는 금융기관이 알고리즘을 활용한 전자 외환거래를 할 때 지켜야 할 시스템 안정성과 내부통제 기준 등이 담겼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의 야간시간대 무인 자동 외환거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증권 결제를 위해 납부하는 결제촉진대금의 납부 방식도 개선한다. 현재 현금으로만 납부할 수 있는 결제촉진대금을 오는 9월부터 주식이나 채권으로도 낼 수 있도록 허용한다.
오는 10월부터는 당일 한국거래소 시장결제를 통해 받을 예정인 증권을 예탁결제원의 결제촉진대금 산정 과정에서 담보로 인정한다. 해당 증권의 가치만큼 결제촉진대금을 내지 않고 증권을 먼저 받을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가 결제용 원화 유동성을 사전에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원화 국제 결제망은 원화 업무를 수행하는 해외 금융기관의 등록 절차와 요건 등을 규율하는 관련 법령을 다음 달 개정한 뒤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외국인이 국내에 별도의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원화를 보유하거나 결제·이체할 수 있도록 원화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외환·자본시장 제도 개선 방향과 진전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새로 도입된 제도가 실제 투자 과정에서 원활하게 활용되는지 세부 운영 방식을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외환시장 24시간 운영에 맞춰 런던과 뉴욕 시간대에도 원화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활발하게 거래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제촉진대금 개편에 대해서는 증권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화 유동성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제도의 이행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제도 개선 이후에도 투자 과정에서 불편이 이어지는 사안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추가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검토 결과를 투자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글로벌 핵심 투자자 협의체도 정례적으로 개최해 외환·자본시장 제도의 안착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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