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홍보 사진·시선 전환이 목적”

“양자담판 위험…한미훈련 축소 우려”

백악관 “金과 조건 없는 대화” 재확인

백악관이 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있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 한미연구소(ICAS) 화상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 회담으로 북한 지도자를 만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2019년 비무장지대(DMZ) 회동으로 북한 땅을 밟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다는 점을 짚으며 “남은 단계는 하나뿐이다. 트럼프가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는 이유로 사진과 홍보 효과, 그리고 다른 현안에서의 관심 전환을 꼽았다.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의 대립 대신 외교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싱가포르 회담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에어포스원에 동승해 평양에 들르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며, 평양 방문의 목적은 “정말로 홍보 효과,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해온 점도 거론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이 김정은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것에는 회의적이라면서도, 북한은 회담에서 자신들이 얻어낼 것을 치밀하게 계산해 놓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미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성과 없는 회담은 상황을 오히려 후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관계를 정상 간 개인적 관계라는 프리즘으로 바라봐 왔다며, 국무부·국방부·재무부 없이 “두 친구”가 이야기하는 방식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그 사례로 최근 한미 연례 훈련인 을지프리덤실드(UFS)를 단축한 결정을 들었다. 싱가포르 회담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훈련에 대한 김 위원장의 문제 제기에 배석 참모들 예상 없이 즉흥적으로 “올해는 취소하겠다”고 답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트럼프와의 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할지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위험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다만 북미 회담이 성사될 경우 김 위원장 입장에선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전향적 입장을 보이는 게 자신에게도 유리한 카드가 될 수 있다며 “누군가 그 문제에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면, 나는 이 대통령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치의 맥락에서 봐도 그것은 이 대통령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와도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이 한국·일본과의 생산 분담을 통해 무기 재고 부족을 타개해야 한다면서 “(한·미·일) 3국 방위 협력을 진전시킨 뒤 김정은과 대화한다면 우리 모두 더 강한 위치에 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백악관은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있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느냐는 국내 언론 질의에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과 대화하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고 답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미국의 대북정책에 포함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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