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차례 유찰 뒤 중단…3828억원서 재개
2000억원까지 인하 예정…제주 미분양도 역대 최대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한 때 ‘효리네 민박’ 등으로 관광객 등이 많이 찾았던 제주도 애월읍에서 400가구가 넘는 ‘제주효성해링턴플레이스’ 통매각 공매가 약 1년 만에 재개됐지만 또다시 유찰됐다. 지난해에도 6차례 유찰 끝에 공매 절차가 중단된 데 이어 재개된 공매에서도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제주지역의 악성 미분양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24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공매 플랫폼 온비드 등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제주효성해링턴플레이스 아파트 424가구와 상가 2실을 일괄 매각하는 공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1일 진행된 1차 공매는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1차 공매 예정가격은 3828억3830만원이었다.
이 단지는 최고 8층, 17개동, 425가구 규모로 2024년 말 준공됐다. 2023년 청약 당시 425가구 모집에 115명만 신청하는 데 그쳤다. 이후 계약 포기가 이어지면서 전체 425가구 가운데 424가구가 준공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 평균 분양가는 약 8억4100만원으로 책정됐다. 3.3㎡당 분양가는 2580만원 수준으로, 인근 신축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대규모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자 해당 물량은 지난해 처음 통매각 공매 시장에 나왔다. 당시 공매는 4006억원에서 시작했지만 6회차까지 연이어 유찰됐고, 예정가격이 3000억원 수준까지 내려간 뒤 공매가 중단됐다. 이후 예정됐던 공매도 우선수익자 요청 등으로 취소되면서 약 1년간 매각 절차가 사실상 멈춰 있었다.
이번 공매는 지난해 첫 공매 때보다 낮은 3828억원에서 다시 시작했다. 1차가 유찰되면서 23일 2차 공매 예정가격은 3522억1123만6000원으로 낮아진다. 이후 3차 3240억3433만7120원, 4차 3000억원, 5차 2800억원, 6차 2600억원 등으로 순차적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마지막 10차 공매 예정가격은 2000억원이다.
10차까지 유찰될 경우 공매가격은 첫 회차보다 1828억원, 약 47.8% 낮아지는 셈이다. 지난해 공매가 중단됐던 3000억원보다도 1000억원 낮은 수준까지 매각가격을 열어둔 것이다.
다만 이번 공매 역시 예정된 회차가 모두 진행될지는 확정적이지 않다. 공매 공고문에는 “우선수익자의 요청에 따라 공매 진행이 중지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신한자산신탁은 또 공매 당일에도 회사 사정이나 우선수익자 요청에 따라 공매를 취소할 수 있으며 별도의 취소 공고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낙찰 이후 매매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도 우선수익자의 요청에 따라 계약이 해지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낙찰자가 납부한 보증금은 원금만 반환된다.
각 회차가 유찰되면 다음 회차 공매가 시작되기 전까지 직전 회차 공매조건 이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제주지역 미분양 상황은 이 단지가 처음 공매에 나왔던 1년 전보다 더 악화됐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제주 미분양 주택은 3303가구로 사상 처음 3000가구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악성 미분양’은 2364가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미분양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중도 70%를 웃돈다. 단순히 분양 초기 물량이 쌓이는 수준을 넘어 이미 공사를 마친 주택 상당수가 장기간 소화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제주는 최근 몇 년간 외지인 투자와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줄어든 데다 높은 분양가와 지역 주택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미분양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은 사업비를 투입해 공사를 끝내고도 분양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물량인 만큼 시행사와 시공사, 금융권의 자금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년 만에 재개된 공매에서도 첫 회차가 유찰된 만큼 향후 가격 조정 과정에서 실제 매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qu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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