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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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송편에 콩 넣지 말라니까”

추석이면 빠질 수 없는 송편, 그런데 꼭 콩송편을 만들면 아이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퍽퍽하고 달지않은 콩송편이 입맛에 맞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콩송편이 이제는 ‘맛없는 송편’의 대명사로 불리는 듯 하다.

송편의 역사는 꽤나 오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기원은 알기 어렵지만 고려시대 문신 이색의 『목은집』에 팥소를 넣은 차기장떡에 대한 기록이 있어 송편과 비슷한 떡이 고려시대에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송편이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건 조선 후기부터다. 『동국세시기』에는 추석에 햅쌀로 송편을 빚어 차례를 지내고 성묘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여러 절기에 먹던 떡이 햅쌀이 나오는 가을과 만나면서, 송편은 추석의 떡으로 굳어졌다.

주목할 점은 이때부터 현재 형태의 송편이 등장했으며 콩을 넣은 콩송편도 이때 이미 나왔다는 것이다. 콩 대신 팥이나 대추 등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재료가 송편 속재료로 사용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콩이 살아남은 이유는 그만큼 농민들이 주변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재료였기 때문이다. 콩은 밭에서 잘 자랐고, 오래 보관할 수도 있었다. 삶아서 넣거나 가루를 내어 소로 쓰면 됐다. 특별한 재료를 구하지 않아도 집에 있는 콩으로 송편을 만들 수 있었다.

또, 지금같이 설탕을 구하기 힘든 시절 송편이 지금처럼 달콤한 간식일 필요는 없었다. 조상들은 담백한 콩의 맛을 그대로 즐겼을 것이다. 쌀의 단맛과 콩의 고소함은 조상들이 즐기던 미식이었다.

송편 [게티이미지뱅크]
송편 [게티이미지뱅크]

오히려 콩송편의 장점은 다른 데 있다. 깨나 팥에 설탕과 꿀을 넣은 송편보다 소의 단맛을 낮추기 쉽다는 점이다. 달지 않은 콩소를 사용하면 전체적인 당 섭취도 줄일 수 있다. 추석처럼 음식이 많은 날에는 이런 담백한 떡 하나가 식탁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다.

콩은 맛뿐 아니라 영양도 갖췄다.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륨과 엽산, 철분 등도 들어 있다. 특히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곡물로 만든 떡과도 잘 어울린다. 다만 송편 자체가 쌀로 만들어지는 만큼, 콩송편도 탄수화물이 들어 있는 음식이다. 건강식이라고 해서 많이 먹을 음식은 아니다.

지금 콩송편이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송편이 변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깨소에는 설탕을 넣고, 팥소도 달게 만든다. 꿀과 조청을 넣기도 한다. 송편은 점점 달아졌다. 그만큼 콩송편의 담백함은 더 도드라졌다.

콩송편은 맛이 없는 떡이 아니다. 우리가 잊어버린 맛에 가깝다. 처음에는 심심할 수 있다. 오래 씹으면 콩의 고소함이 남는다. 어쩌면 그 맛이 우리가 잊고 있던 송편의 맛일지도 모른다. 올해 추석에는 콩송편 하나를 천천히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박은영 스타 셰프와 함께하는 미식 탐방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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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와 박은영 누와(NUWA) 셰프가 함께하는 미식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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