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지니어스 시계 [WSJ]
리틀 지니어스 시계 [WSJ]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제인 딩(39)의 아들이 유치원 첫 현장학습을 떠나던 날, 그는 아이가 혹시 길을 잃지 않을까 내내 마음을 졸였다. 결국 부부가 선택한 건 요즘 중국 도시 부모들 사이에서 이미 필수품이 된 어린이용 스마트워치였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 샤오톈차이(리틀 지니어스)의 스마트워치는 위치 확인은 물론 영상통화까지 가능해 중국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올해 여덟 살이 된 딩의 아들 라릭스도 이제 밖에 나갈 때마다 이 시계를 손목에 찬다. 딩은 “부모 입장에서 정말 쓸모 있는 기능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5~12세 어린이 3명 중 1명꼴로 이런 스마트워치를 갖고 있고, 도시로 좁히면 그 비율은 절반을 훌쩍 넘는다. ‘리틀 지니어스’는 해외에서는 ‘이무(Imoo)’라는 이름으로 팔리는데, 2015년 첫 제품을 내놓은 뒤 지금은 세계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어린이·청소년용 스마트워치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었는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리틀 지니어스 몫이다. 중국은 전 세계 판매량의 58%를 차지하며 이 시장을 압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10만원대 초반부터 시작해 비싼 건 40만원을 훌쩍 넘는다. 스마트폰처럼 유심을 꽂아 쓰고 결제 기능도 있어서, 부모가 미리 돈을 충전해두면 아이가 직접 계산할 수 있다. 일부 모델은 3차원 위치추적까지 지원해 아이가 건물 몇 층에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라릭스의 아버지 지미 푸엑(40)은 “이게 없었으면 정말 불안했을 것”이라며 “늘 아이가 눈에 보이는지 신경 써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틀 지니어스 시계를 찬 한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 [WSJ]
리틀 지니어스 시계를 찬 한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 [WSJ]

리틀 지니어스의 인기 비결은 또 있다. 같은 브랜드 시계끼리 손목을 맞대면 바로 ‘친구 추가’가 된다는 점이다. 친구가 되면 전용 소셜네트워크에서 채팅을 하고 게시물에 ‘좋아요’나 댓글도 남길 수 있다. 문제는 애플이나 샤오미, 화웨이 시계는 호환이 안 된다는 것. 그러다 보니 부모들 사이에서는 “다들 쓰니까 우리도 사야 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만들어진다.

물론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중국 관영매체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아이들이 시계에 중독되거나 또래끼리 비교하며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로 많은 학교가 교실 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장카이(48)는 최근 자녀들에게 각각 30만원 상당의 시계를 사줬는데, 더 비싼 모델을 찬 친구들 옆에서 아이들이 주눅 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에게 이 시계는 인터넷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안전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연락처에 누구를 등록할지, 어떤 앱과 게임을 쓰게 할지 부모가 직접 통제할 수 있어서다. 딸이 대학생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사줄 생각이 없다는 장훙리(39)도 “스마트폰은 시계보다 통제하기가 훨씬 까다롭다”며, 대신 리틀 지니어스 시계로 딸의 위치를 확인하고 통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