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안경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 소송
탈의·화장실 영상 인간 검수 주장도
카메라 빼고 수동 녹음 등 보호장치 강화
6000억달러 스마트폰 시장 대체 경쟁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기기로 인공지능(AI) 스마트안경과 웨어러블이 부상하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착용한 채 생활하는 기기의 특성상 이용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의 모습과 대화까지 수집될 수 있어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메타와 삼성전자, 오픈AI 등 기술기업들이 AI 웨어러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메타의 ‘레이밴 메타’ 스마트안경이다. 일반 안경과 비슷한 디자인에 카메라와 마이크, AI를 결합해 이용자가 바라보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주변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메타는 이를 ‘개인 슈퍼지능(personal superintelligence)’ 전략을 구현할 핵심 기기로 보고 있다.
문제는 촬영 대상이 된 사람이 이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은 카메라를 상대방에게 향해야 하지만 스마트안경은 착용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논란은 법정으로 번졌다. 미국 소비자들은 메타와 레이밴 운영사 룩소티카를 상대로 스마트안경의 개인정보 보호 방식이 소비자를 오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는 스마트안경으로 촬영돼 메타 서버에 올라간 영상 일부를 AI 학습 등을 담당하는 인간 검수자들이 직접 확인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원고 측은 사람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모습, 금융정보를 다루는 장면 등이 검수 대상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촬영할 때 끌 수 없는 표시등이 켜지고 이를 가리거나 조작하면 카메라 작동이 중단되는 등 보호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생활 우려는 AI 웨어러블의 설계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선전의 스타트업 이븐 리얼리티는 스마트안경에서 카메라를 아예 제거했다. 이 회사는 2024년 카메라가 없는 ‘G1’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후속 제품 ‘G2’를 선보였다. 기업가치는 지난 7월 10억달러에 도달했다.
미국 스타트업 포켓은 사용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야 녹음이 시작되는 방식을 택했다. 출시 8개월 만에 약 17만대가 사용되고 있다. AI 녹음기 업체 플라우드 역시 사용자가 직접 작동해야 녹음이 시작되고 표시등이나 음성으로 주변 사람에게 이를 알리도록 했다. 플라우드 이용자는 250만명에 달한다.
삼성전자도 젠틀몬스터, 워비파커 등과 협력해 스마트안경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AI가 더 많은 일을 대신하게 될수록 보안과 이용자의 통제권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도 새로운 AI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용자의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기기가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할 경우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데이터를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I 기업들이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6000억달러를 웃도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있다. 스마트안경이나 AI 핀 등이 스마트폰 기능을 대체할 경우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AI 웨어러블은 주변 정보를 많이 수집할수록 유용해지는 동시에 사생활 침해 위험도 커지는 구조다. 지테시 우브라니 IDC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동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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