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마장마술 개인 금·단체 은 수확
최순실 사태 직격타 韓승마 반등 희망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세 번째 아시안게임에서 마침내 정상에 오른 남동헌(37)의 마음은 자신보다 후배들을 향했다.
한국 승마의 12년 묵은 마장마술 개인전 금메달 갈증을 풀어낸 남동헌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를 계기로 승마계 상황이 점점 좋아지길 바란다”며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말을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남동헌은 27일 일본 도쿄 승마공원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개인전 결승에서 애마 ‘레오니다스’와 75.190점을 합작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단체전에서도 김시우, 이명석, 도현우와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개인전 금메달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남동헌에게 이번 대회는 앞선 두 차례 아시안게임의 아쉬움을 씻어낸 무대이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따고도 자신의 기량에 아쉬움을 남겼고, 2022 항저우 대회에서는 애마 ‘퍼스트에디션’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과거의 뼈아픈 경험이 있다 보니 이번에는 일부러 마음을 비우고 침착하려 노력했다”며 “막상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보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돌아봤다.
금메달까지 가는 길에는 새로운 파트너 레오니다스가 있었다. 항저우 대회 이후 새 애마를 찾기 위해 세 차례 유럽으로 향한 남동헌은 100여 마리의 말을 직접 타본 끝에 당시 7살이던 레오니다스를 선택했다. 이후 직접 가르치고 어르고 달래며 3년간 호흡을 맞췄다.
남동헌은 결승에서도 레오니다스에게 “할 수 있어”, “집중하자”, “네가 앞에 서야 해”라고 작은 목소리로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고 전했다.
8년 전 대표팀의 동생으로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던 남동헌은 이제 대표팀 맏형이 됐다. 한국 마장마술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금메달을 놓친 데 이어 항저우에서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도입 이후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금메달을 수확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남동현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깊은 침체기에 빠진 한국 승마가 이번 우승을 계기로 다시 반등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는 “제가 승마를 시작할 때만 해도 상황이 지금보다 좋았다”며 “말을 타는 친구들이 더 많은 따뜻한 관심 속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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