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硏, 미세먼지·브레이크 먼지 동시에 잡는 ‘공기정화 자동차’ 개발

- 시속 30㎞서 초미세먼지 95% 이상 제거, 브레이크 먼지도 즉시 포집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대기 미세먼지 대응 상호협력형 공기정화 자동차.[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대기 미세먼지 대응 상호협력형 공기정화 자동차.[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도로 위 자동차가 미세먼지를 내뿜는 오염원에서 ‘움직이는 공기청정기’로 변신한다. 달리는 동안 차량 앞으로 들어오는 초미세먼지를 95% 이상 걸러내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마모 먼지까지 배출되기 전에 잡아내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친환경에너지연구본부 도시환경연구실 한방우 실장 연구팀이 주행 중 도로 주변 미세먼지와 브레이크 마모 먼지를 동시에 줄일 수 있는 ‘공기정화 자동차’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술은 자동차 전면부에 설치하는 ‘그릴형 집진 장치’와 브레이크 먼지를 잡는 ‘캘리퍼형 집진 장치’, 주차 중에도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무선 전력 전송 기술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카니발과 쏘나타 등 실제 차량에 장착해 성능까지 검증했다.

도심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차량 전면 그릴형 집진 장치.[한국기계연구원 제공]
도심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차량 전면 그릴형 집진 장치.[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핵심은 자동차가 달릴 때 발생하는 주행풍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점이다. 그릴을 통해 들어오는 미세먼지에 전기를 띠게 한 뒤 전기적 힘으로 집진판에 붙여 제거한다.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탄소섬유를 적용해 적은 전류로 먼지를 처리하면서 오존 발생도 최소화했다.

별도의 고출력 송풍장치가 필요 없어 에너지 소모도 줄였다. 무선 전력 공급설비가 설치된 주차 공간에서는 차량의 기존 라디에이터 팬을 작동시켜 정차 상태에서도 주변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성능도 확인됐다. 시속 30㎞로 달릴 때 초미세먼지(PM2.5)는 95% 이상, 미세먼지(PM2.5~10)는 99% 이상 제거했다. 시속 50㎞에서도 같은 수준의 집진 성능을 유지했다. 자동차 한 대가 한 시간 동안 정화할 수 있는 공기는 약 1800㎥에 달한다.

공기정화 장치를 달아도 연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카니발과 쏘나타 모두 장착 전후 연비 변화가 1% 이내에 그쳤다.

한방우 실장이 공기정화 자동차 실도로 운전 성능 평가를 설명하고 있다.[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방우 실장이 공기정화 자동차 실도로 운전 성능 평가를 설명하고 있다.[한국기계연구원 제공]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발생 단계에서 잡는다.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가 마찰할 때 먼지가 자연스럽게 전기를 띠는 특성을 이용했다. 별도의 하전장치나 흡입용 팬 없이 캘리퍼 뒤쪽 집진장치가 전기적 힘으로 먼지를 포집한다.

국제표준 자동차 시험 주행방식인 WLTC 조건에서 자동차 한 대가 1㎞를 달릴 때 브레이크 마모 먼지 22.2㎎을 포집했다. 약 450㎞를 주행하면 10g가량의 브레이크 먼지를 대기 중으로 퍼지기 전에 잡아내는 셈이다.

특히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브레이크·타이어 등에서 발생하는 ‘비배기 미세먼지’가 새로운 환경 문제로 부상하면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유럽의 자동차 환경규제 ‘EURO 7’도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한방우 실장은 “자동차가 이동하면서 도로 주변 미세먼지를 정화하고 브레이크 먼지까지 발생 지점에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도심 대기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기정화 기술의 활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Tribology International’과 ‘Atmosphere’에 게재됐으며 국내와 미국, 독일 등에 다수의 특허도 출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