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거버넌스 포커스 제39호’ 발간
정준혁 교수 ‘이사 의무와 법적 책임’ 분석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되면서 이사의 법적 책임과 위험 관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가 책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을 문서화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국내 기업 이사회를 위한 전문가 제언을 담은 ‘거버넌스 포커스 제39호’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호에는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사의 법적 책임, 알고 대비하기’를 주제로 기고해 이사의 주요 의무와 실무적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기고문에서 이사가 안건을 검토·결정할 때 유의해야 할 핵심 원칙으로 ‘경영판단의 원칙(Business Judgment Rule)’을 꼽았다. 이 원칙에 따라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검토할 것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며 신의성실에 따라 판단할 것 ▷결정 내용이 통상적인 이사를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범위에 있을 것 등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법령 위반 행위에는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담합 등 위법행위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해당 행위가 회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더라도 책임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사회 안건에 반대한 경우 반대 의견이 의사록에 정확히 기재됐는지 이사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상법 제399조 제3항은 이사회 결의 시 이의 제기 사실이 의사록에 없으면 찬성한 것으로 간주한다. 정 교수는 “실제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냈더라도 의사록에 남지 않았다면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기고문은 이사의 감시 의무와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의 중요성도 함께 짚었다. 이사의 의무는 상정 안건에 표를 던지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진의 업무 집행 전반을 감독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정 교수는 “‘임직원들이 법을 위반해 부당하게 돈을 벌었지만 나에게 보고하지 않아 전혀 몰랐다’는 식의 항변은 통하지 않는다”며 이사가 임무 위배 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거나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면책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정 교수는 윤리강령 제정, 윤리경영 교육, 준법지원인 선임 등 형식적 요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위법행위가 의심되거나 확인될 때 관련 정보를 수집·보고할 수 있는 체계와 내부제보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운영돼야 하며, 독립적인 조사와 징계가 실제로 이뤄진 운영 이력(Track Record)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위법 행위가 장기간 반복됐는데도 회사가 이를 적발하거나 통제하지 못했다면, 그 자체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고문은 개정 상법에 따른 민사 및 형사책임 위험도 짚었다. 이사의 충실의무가 주주로 확대됨에 따라 주주대표소송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의사결정 시 주주 전체에 미치는 영향과 주주 간 이해충돌 여부를 검토하고 이를 문서화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신왕건 삼일PwC 거버넌스센터장은 “이사의 충실한 의무 이행은 개별 이사의 노력만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며 “독립이사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체계와 자원을 함께 갖춰야 한다”고 했다.
한편 6월 결산법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025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기준 매출 1조1094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을 달성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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