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2년
고려아연 “전체 주주 위한 성장 함께해야”
트로이카 드라이브·美 프로젝트 크루서블 지속 추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2년을 맞아 갈등을 넘어 미래에 힘을 모으자는 협력 메시지를 내놨다. MBK·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낸 것과 관련해 맞공세 대신 기업가치 제고와 미래 성장을 강조하며 포용적인 협력을 제안했다.
고려아연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MBK파트너스와 영풍 역시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라며 “서로의 의견에 차이가 있더라도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과 전체 주주의 이익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중심으로 충분히 논의하고 협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 그리고 회사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함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갈등은 영풍·MBK가 2024년 9월 13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본격화했다. 영풍·MBK는 이날 입장문에서 “지난 2년간 걸어온 길은 단순한 지분 다툼이나 편 가르기의 과정이 아니다”라며 “최윤범 이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고려아연 지배구조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직접적인 공방보다는 ‘미래 성장’에 무게를 뒀다. 지난 9일 임시주주총회 결과를 주주들의 신뢰로 받아들이고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임시주총에서는 감사위원 선임과 독립이사 선임 등 상정된 3개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그동안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책도 다시 강조했다. 독립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이사회 역량 매트릭스,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이사회 평가 등을 도입했다. 주요 투자에 대한 이사회 감독 기능과 소수주주 권익을 강화하는 제도도 추진했다. 현재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고려아연은 앞으로의 논의가 지배구조 문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반세기 넘게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 온 만큼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이 핵심광물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를 경제안보 문제로 다루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생산기반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산업경쟁력과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현재의 논의가 회사의 미래 경쟁력과 전체 주주의 장기적인 가치라는 보다 큰 관점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 역시 미래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2년간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사업 안정성과 미래 성장전략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년간 여러 어려움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업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미래 성장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고 했다.
미래 사업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기존 제련사업을 기반으로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등을 묶은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한편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환경영향평가에서 ‘중대한 영향 없음(FONSI)’ 판단을 받으며 사업 절차가 한 단계 진전됐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총 74억달러를 투입해 통합제련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앞으로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비롯한 글로벌 성장전략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고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역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성장의 성과를 전체 주주가치로 연결하는 것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을 담당하는 기업으로서의 책임,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서의 역할,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전체 주주의 장기적인 가치 제고라는 본연의 과제에도 흔들림 없이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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