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L 남쪽 10여m서 2발 폭발·1발 추가 발견 추정
국과수 “TNT·갈색 이물질, 철제 파편 없어”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군 당국이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의 원인을 사실상 북한군 지뢰로 지목했다. 사고 발생 일주일 만이다.
다만 2015년 목함지뢰 도발처럼 우리 장병을 겨냥한 고의 매설로 보기는 현재로선 어렵다는 판단도 함께 내놨다. 향후 대북 대응 수위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합동참모본부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장인 권대원 합참차장은 28일 밤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권 차장은 “이번 지뢰 폭발 원인은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최종 판정된다면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고,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폭발 지점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m다. 북한군 지뢰 매설이 추정되는 지형 변화 지역과도 10여m 떨어져 있다. 폭발은 2발이었고, 철수 중 1발을 더 봤다는 진술을 토대로 모두 3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결정적 근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이다. 국과수는 피복·장구류와 화약흔 채취 거즈 등 10종을 감정했다. 이 가운데 방탄헬멧 1개와 방탄조끼 2개에서 트리니트로톨루엔(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나왔지만, 철제 파편은 없었다.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은 “TNT가 주 장약인 아군 지뢰는 철제 파편이 다량 발생하고 살상 반경이 20m 이상”이라며 아군 지뢰 가능성을 배제했다.
합참 관계자는 “M14지뢰에는 TNT가 들어가지 않고, M16이었다면 피해가 훨씬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지뢰의 존재는 폭발 이후 탈출 과정에서 드러났다. 공병 요원이 무릎을 꿇고 손 곡괭이로 땅을 찌르며 20m를 나오다가, 1차 폭발 지점에서 약 1m 떨어진 곳의 5~10㎝ 깊이에서 네모난 물체를 찾아냈다.
발견한 요원은 “갈색의 매끄러운 플라스틱”이라고 진술했다. 군은 이를 목함지뢰와 형태가 같고 재질만 플라스틱인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로 추정했다. 다만 목격자 진술은 적색, 갈색, 목함지뢰 등으로 엇갈렸다.
탐지 실패 논란도 불가피하다. 지뢰는 공병 요원이 탐지기를 대고 지나간 수색로 끝자락에 있었고, 폭발은 탐지를 마친 구간에서 일어났다. 합참 관계자는 “수년간 쌓인 수풀과 잡목 퇴적층을 표토로 여기고 탐지했을 수 있다”며 “탐지기 성능이 닿지 않는 깊이에 지뢰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고 순간도 처음 공개됐다. 대대장이 MDL에 근접했다고 판단해 철수를 지시했고, 철수를 준비하던 공병 요원이 발을 내딛는 순간 1차 폭발이 났다. 쓰러진 요원에게 “괜찮아?”라고 외치며 달려가던 대대장 부근에서 2차 폭발이 이어졌다. 800여m 떨어진 감시초소(GP) 집음기에는 두 폭발음이 58초 간격으로 녹음됐다.
매설 시기와 고의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뤘다. 합참 관계자는 “발견된 1발은 매설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폭발한 2발은 매설 시기를 더 조사해야 하고 유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문 앞뒤에 심은 2015년과 달리 이번은 우리가 새로 개척해 들어간 지점”이라며 “우리 병력을 겨냥한 의도로 보기엔 현재까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MDL 인식 차이도 변수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소련식 좌표 체계를, 우리는 세계측지계(WGS) 체계를 쓰고 유엔군사령부와도 차이가 있다”며 “북한이 해당 지점을 자기 지역으로 인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은 위성으로 지난해 9월 지형 변화를 식별했고 북한군 작업 시기를 지난해 8~11월께로 추정했다. 북한군 병력의 활동은 식별하지 못했다.
군의 설명이 바뀐 대목도 남았다. 군은 23일 폭발 지점과 매설 추정지 사이를 “수십m”라고 했다가 이날 10여m로 정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통신 난청 지역이라 위치 보고에 오차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현장조사 지연 논란에는 선을 그었다. 양 부장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장병들의 철저한 안전이 확보돼야 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사팀 40여명은 2차 폭발 지점 2m 앞까지 들어가 화구 2곳을 확인하고 군장과 방탄헬멧, 지뢰화를 확보했다.
양 부장은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군사적·정책적으로 필요한 모든 옵션을 올려놓고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imsclub@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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