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 공격으로 파손됐던 동서송유관을 복구,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송을 최대 용량의 절반가량으로 회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환적 수출에 이어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재개하면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던 국제유가가 안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전날부터 홍해 연안에 있는 얀부항에서 동서송유관을 통해 옮긴 원유 선적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동서송유관의 수송량은 하루 350만배럴까지 올라왔다. 동서송유관의 최대 용량으로 알려진 하루 700만배럴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전쟁 발발 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1200㎞ 길이의 동서송유관을 최대 용량까지 가동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사우디는 동서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송을 하루 400만배럴까지 늘렸다.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사우디는 지난 10일 동서송유관이 공격받은 이후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을 급격히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사우디의 원유를 실은 선박이 선박 식별 장치(AIS)를 끄고 호르무즈를 몰래 빠져나간 뒤 상대적으로 안전한 해역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원유를 수송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는 덕분에 송유관 가동이 중단됐던 기간이 포함됐음에도 이달 사우디의 평균 원유 수출량은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사우디 라스타누라에서의 원유 선적량은 이달 초 하루 150만배럴에서 최근 650만배럴까지 급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출과 함께 호르무즈에서의 환적 수출도 병행하고 있다. WSJ은 이를 두고 이란에 타격을 주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사우디가 원유 수출을 늘려 국제유가를 안정시키면, 유가를 압박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이란의 전략은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국제유가는 2%가량 상승세를 보이다 막판에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해,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0.92% 오른 105.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마드 후세인 캐피털 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동서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송이 회복하는 가운데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 수출 비중을 높이는 조치도 뒷받침해 준다면 사우디 전체 원유 수출량이 공격 이전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친(親)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의 위협이 변수일 수 있다. 후세인 이코노미스트는 “후티 반군이 에너지 인프라에 가하는 위협을 고려할 때 얀부항에서의 원유 수출이 이전보다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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