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유엔사와 협의 중 사고 발생”
지뢰지역 MDL 이남 여부 “판단 안 해”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합동참모본부가 경기 북부 25사단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 지점 인근에서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흔적을 지난해 9월 위성으로 이미 식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후 1년여 동안 현장 확인은 이뤄지지 않아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29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권대원 합참차장이 발표한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2025년 9월에 발견된 점”이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장 실장은 “그 지역은 감시 사각지대”라며 위성으로 지뢰 매설이 추정되는 지형 변화를 식별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전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뢰 폭발 위치가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m 지점이고, 북한군이 최근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 지역으로부터 10여m 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지난해 식별한 지역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유엔군사령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며 “지난 21일 그곳에 가기 위해 수색로를 개척하다가 폭발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엔사에 현장조사를 언제 요청했는지, 협의를 지연시킨 주체가 어디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좀 더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장 실장은 “감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전력 보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이 지금도 감시 사각지대인지 묻자 공개석상에서 감시 관련 사항을 언급하는 것은 “작전 보안과 우리의 능력을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북한군의 지뢰 매설 정황을 1년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던 만큼 수색로 개척 작전 때 더 강력한 안전대책이 필요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장 실장은 “상황 발생 전 많은 안전 조치를 강구한 뒤 작전을 시행했다”며 “(어제)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장병들의 회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뢰 매설 의심지대가 MDL 이남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뤘다. 장 실장은 “현재는 판단하고 있지 않다”며 최종 조사 뒤 관련 현장 확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폭발 지점과 의심지대 사이 거리(10여m)는 전날 합동조사팀과 작전 병력,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2차 폭발 지점 2m 앞까지 진입해 육안으로 확인한 내용 등을 종합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합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1차 감정에서 갈색 이물질이 검출되고 철제 파편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1차 폭발 지점 약 1m 인근에서 갈색 북한군 수지(樹脂)형 반보병지뢰가 발견됐다는 진술, 폭발 지점의 화구 형태, 피해 장병의 부상 정도 등을 근거로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합참은 현장에서 확보한 방탄헬멧과 방탄조끼 등의 정밀 감정을 국과수에 맡긴 상태다.
전날 밤늦게 결과 발표를 강행한 것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일정에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장 실장은 “현장조사 개시와 결과 발표 시점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것”이라며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등 정치적 고려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장 실장은 조사 시점에 대해 “현장 지휘관들과 협의한 뒤 건의를 받아 의장이 결심했다”고 말했다. 합참의 자체 판단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협의 과정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rimsclub@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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