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35년에도 독립법 없어…조직·예산 자율성 확대 요구
정책지원관 ‘의원 2명당 1명’ 한계 지적…의정지원 체계 개편 제안
김길영 국민의힘 대표의원 “실질적 견제·감시 위해 위상 바로 세워야”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5년. 지방의회의 역할은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등으로 확대됐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독립적인 법률 체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서울을 비롯한 4개 광역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이 지방의회의 조직·예산·인력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대표의원 김길영)은 지난 28일 강원특별자치도의회에서 강원·경기·충북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과 간담회를 열고 지방의회 권한 강화와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논의의 핵심은 지방의회를 집행기관의 한 축에 머무는 조직이 아니라 독립적인 대의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맞춰졌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 구성, 권한, 의정활동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참석자들은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을 제대로 견제·감시하려면 조직, 예산, 전문인력 운용에서 보다 높은 수준의 자율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회가 국회법을 토대로 독립적인 의정활동 체계를 갖춘 것처럼 지방의회 역시 별도의 법률을 통해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조직·예산·인력까지 손본다…“정책지원 넘어 실질적 의정보좌로”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방의회의 자체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확보를 비롯해 자체 감사기구 설치, 의정지원 전문인력 체계 개편, 의회 특성에 맞는 별정직 공무원 임명 근거 마련 등이 주요 과제로 논의됐다.
가장 강조된 부분은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전문인력이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41조는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에서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상 정책지원관의 업무도 의정자료 수집·조사·연구와 조례 제·개정, 예산·결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등 관련 의정활동 지원을 중심으로 규정돼 있다.
광역의회 대표단은 이를 사실상 의원 2명당 정책지원관 1명 수준의 구조로 보고, 복잡해지는 지방행정과 의정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정책자료 지원을 넘어 의원의 의정활동 전반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인력 구성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테이블에 올랐다. 의회가 업무 특성과 필요에 따라 일반직뿐 아니라 별정직 공무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전문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강남6)은 “현재 의원 1인당 0.5명 수준인 ‘2인 1지원관’ 시스템은 지방의회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매우 비정상적인 구조”라며 “제한적인 정책 지원에 그치지 않고 의정활동 전반을 밀착 보좌할 수 있는 ‘의정지원화’와 의회 특성에 맞춘 ‘별정직화’가 지방의회법에 반드시 명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의는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어느 수준까지 제도화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지방의회 측이 요구하는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의회가 필요한 조직과 인력을 보다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넓어질 수 있다. 반면 권한 확대에 상응하는 책임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역시 법 제정 과정에서 함께 논의될 사안이다.
4개 광역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은 향후 지방의회법 입법 논의 과정에서 공동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개별 의회 차원의 요구를 넘어 광역의회 간 공통된 제도 개선 과제를 정리해 국회 입법 과정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의원은 “35년 지방의회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집행기관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와 감시가 이뤄지도록 국민의힘 광역의회 대표단이 하나로 힘을 모아 진정한 지방의회법 제정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지방의회 부활 35년을 맞은 올해 지방의회법 논의가 조직·예산·인사권을 둘러싼 지방의회의 오랜 제도적 요구를 어디까지 담아낼지 주목된다.
7toy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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