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장기미래가치연구소 건강DB 분석
10명 중 1명 당뇨병과 만성콩팥병 동시 진단
당뇨 동반 환자, 진단 후 의료비 연 최대 286만원↑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말기콩팥병 환자 10명 중 1명은 말기 단계에서 처음 진단을 받고 곧바로 투석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석을 시작한 첫해 1인당 의료비는 약 2900만원으로, 직전 연도의 2배를 넘었다.
삼성화재는 2015년부터 10년 이상 쌓아온 자체 ‘건강정보통합플랫폼(건강DB)’으로 만성콩팥병의 발병 요인과 진단 전후 의료비 변화 분석 결과를 30일 밝혔다. 분석에서는 모든 질환에 쓴 진료비를 ‘전체 의료비’, 만성콩팥병 관련 합병증 치료비를 ‘합병증 의료비’로 나눴다. 기간은 진단 5년 전부터 1년 전까지를 ‘진단 이전 기간’, 진단받은 해부터 이후 5년까지를 ‘진단 후 경과 기간’으로 구분했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 저하가 3개월 이상 이어져 기능이 영구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질환이다. 악화되면 말기콩팥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다. 콩팥 기능이 상당히 떨어져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발견이 늦어지기 쉽다.
삼성화재 건강DB에서 만성콩팥병 환자 약 10명 중 1명은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을 동시에 진단받았다. 말기콩팥병 환자 중 약 10명 중 1명은 말기 단계에서 처음 진단받고 곧바로 투석을 시작했다.
말기콩팥병은 생존율 측면에서도 위험한 질환이다. 대한신장학회 ‘2024 말기콩팥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혈액투석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78%, 복막투석 환자는 약 74%다. 국가 암등록통계상 전체 암환자 5년 생존율(73.7%)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5 건강보험통계’를 보면 2024년 만성콩팥병 진료비는 약 2조8000억원이었다. 단일 질환 기준으로 고혈압과 당뇨병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환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대한신장학회 ‘2026 투석전문의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2015년 약 17만명에서 2024년 34만600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70대 이상 유병률은 25.9%로 10~60대보다 높았다. 삼성화재 건강DB에서도 2025년 환자 중 70대 이상 비중은 14.2%로, 2021년보다 10.3%포인트 상승했다.
당뇨병 동반 여부에 따라 의료비 부담은 크게 갈렸다. 삼성화재가 만성콩팥병 진단 고객 1만1740명의 기저질환을 분석한 결과 당뇨병 보유 비율이 32.6%로 가장 높았고, 고혈압(27.7%)과 고지혈증(15.3%)이 뒤를 이었다. 진단 이전 기간에 당뇨병 보유군의 연간 전체 의료비는 비보유군보다 69만~178만원 많았다. 진단 이후에는 그 격차가 연간 214만~286만원으로 벌어졌다.
투석을 시작하면 의료비는 급증했다. 투석 시작 직전 연도 1인당 전체 의료비는 1318만원이었지만, 투석을 시작한 해에는 2888만원으로 2배를 넘었다. 이후에도 투석 전보다 높은 수준의 의료비가 계속 발생했다. 투석을 위해서는 혈액투석의 경우 동정맥루 수술, 복막투석의 경우 도관 삽입술 등 준비 수술이 필요하다.
투석 이후에는 합병증 의료비 부담도 이어졌다. 기저질환 악화에 따른 합병증 의료비가 가장 컸다. 투석 시작 해부터 이후 5년간 연간 1059만~1696만원에 달했다. 투석 기간 중 한 차례 이상 합병증을 겪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투석 시작 후 1~5년 차 연간 전체 의료비가 최대 739만원 높았다.
전문가들은 정기검진으로 콩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검진을 제때 받지 못했다면 보건소나 내과에서 혈액검사로 사구체여과율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 관리와 함께 콩팥 기능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삼성화재 장기미래가치연구소는 “최근 만성콩팥병 환자 증가세가 뚜렷한 만큼 조기 발견과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질환별 현황과 의료비 변화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고객의 보장 수요를 살피고 건강한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분석은 삼성화재가 올해 1월 출범시킨 장기미래가치연구소가 맡았다. 연구소는 2015년부터 쌓아온 건강DB로 실제 질환 발생과 치료비, 생활 변화 등을 분석하고, 공공과 민간 보험의 역할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초대 소장은 내과 전문의 출신으로 보건복지부에서 8년간 의료정책을 담당한 이정우 소장이다. 연구소는 앞서 3월 암예방의 날에 맞춰 암 생존율과 조기검진 효과를, 7월 세계 간염의 날에는 지방간 등 간질환 분석 결과를 내놨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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