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있지만 해답은 없다. ‘내일은 좀 나아질까?’, ‘내년은 좀 나아질까?’ 모두가 같은 질문을 던지지만, 어디에도 해답은 없어 보인다. 경제가 나아질지, 어려워질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경제가 나아져도 나는 어려울 수 있고, 경제가 어려워져도 나는 나아질 수 있다. 질문을 던지지만, 해답은 ‘나’에게 있는 것이다.
내가 준비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파도가 치지만, 멈춰 세울 수 없다. 태풍이 불지만, 방향을 바꿀 수 없다. 거대한 변화가 ‘나’에게 닥쳐오고, ‘나’는 그 변화를 거부할 수 없다. 그 변화는 무엇이고, 어떤 기회가 있는지, 어떤 위협이 있는지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산에서 시작된 물은 바다로 흘러간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 이걸 본류(Mainstream)라고 한다. 물이 거꾸로 흐를 때가 있다. 댐을 짓든, 배수로를 설치하든 물이 본류를 거스를 때가 있다. 이를 역류(Crosscurrent)라고 한다.
경제도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돈도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지 않는다.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폭발적인 성장 기회를 얻기도 하고, 지지부진하던 주가가 수직상승 하기도 한다. 침체하던 지역경제에도, 한적한 시골 동네의 부동산 시장에도, 하루 종일 기계와 다툼하는 노동시장에도, 팔고자 깎고자 씨름하는 전통시장에도 역류가 흘러 들어온다.
‘돈의 역류’가 온다. 필자는 신간 ‘돈의 역류 2027년 경제전망’을 통해서, AI가 돈의 역류를 불러오고 있음을 강조하며, 2027년 경제를 ‘역류점(Point of Crosscurrent)’이라 칭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22%에 이르면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30년물 국채금리는 5.5%로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금리가 치솟으면, 통상 자산가치는 조정되기 마련인데 나스닥은 연일 역사상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AI 벨류체인으로 돈이 역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는 저성장에 빠져 있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 고착화’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저성장은 경제의 본류였다. AI는 돈의 역류를 불러왔다. ‘검색하기’의 시대에서 ‘질문하기’의 시대로 바뀌었듯이, AI가 전방위로 도입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AI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세계열강은 AI를 갖고자 경쟁하며 돈을 쏟아붓고, 투자자들은 AI와 반도체 주식에 막대한 자금을 몰아넣고 있다.
바퀴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세상을 뒤집어 놓듯 했다. 증기가 처음 도입되고, 전기가 처음 도입되고, 인터넷이 처음 도입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AI가 세상을 뒤집어 놓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생산의 3요소’는 노동, 토지, 자본이라고 배웠다. 세계의 경제 대통령 케빈 워시 연준의장은 이제 AI라는 4번째 생산요소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AI가 가져온 ‘돈의 역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자본시장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 노동시장의 구조도 뒤집히고 있다. 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가 오고 있다. 정부는 AI 벨류체인에서 다른 나라의 추격을 불허할 만한 핵심기술 영역들에 집중적 투자를 단행하고, 기업은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미래가 어떠냐’가 나를 결정짓지 않는다.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나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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