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계획도시 6개 구역·1만6267가구 선도지구 확정… 대규모 정비 본격화
반면 신포동 일원, 제물포르네상스서 독립 거점 부각 못해
지난해 말에서야 지구단위계획 결정… 민간 공동개발 물꼬 터
12월 착공 예정인 인천 내항 개발로 신포동 개발 탄력 받아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 원도심 개발을 둘러싼 사업 여건이 달라지고 있다.
연수·선학과 구월 등 노후계획도시에서는 선도지구가 확정되면서 대규모 정비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물포구 신포동 일대도 민간 공동개발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개발 방식에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신포동은 개항장과 자유공원, 인천항 내항을 잇는 입지에 위치해 있어 주거와 상업, 역사·문화, 관광 기능을 연계할 수 있는 원도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노후계획도시의 선도지구 지정처럼 인천시가 관심을 갖고 다른 형태의 ‘원도심 선도지역’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3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해 보면, 연수·선학과 구월 등 노후계획도시에서는 모두 6개 구역, 1만6267가구 규모의 선도지구가 선정되면서 정비사업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신포역~개항장~자유공원~내항 연결하는 ‘선도모텔’ 수립해야
선도지구는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가운데 우선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구역으로,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를 중심으로 정비계획 수립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원도심 정비와 차이가 있다.
신포동은 개발 조건이 다르다. 소규모 필지가 밀집해 있고 노후 건축물과 상가, 주거시설이 혼재해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로 붐비는 신포국제시장 등 기존 상권과 개항장 일대의 근대건축물, 자유공원, 인천항 내항 등 역사·관광자원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상권과 오피스텔 및 주거지를 유지·개선하면서 주변 개발사업을 연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신포동의 개발 여건은 최근 들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자유공원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민간 공동개발이 가능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개별 필지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다만 지구단위계획 수립만으로 개발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업화를 위해서는 토지소유자 간 협의와 사업시행자 확보, 사업성 검토, 금융조달, 인허가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공공 부문에서는 개별 민간사업을 연결하고 교통·보행환경과 공공시설 등을 정비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주거·상권·관광 결합한 원도심 개발 필요
오는 12월 착공 예정인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도 신포동 일대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다.
내항 1·8부두 재개발이 사업 실행 단계로 접어들면서 항만과 개항장, 자유공원, 신포동을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신포동 일대는 신포역을 비롯해 신포국제시장과 개항장, 자유공원, 인천항 내항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각각의 사업이 별도로 추진될 경우 개발 효과가 제한될 수 있지만, 보행 동선과 교통체계, 관광 콘텐츠를 연계할 경우 원도심 전체의 방문 흐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신포동의 과제는 상권 활성화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노후 주거지 정비와 상업시설 개선, 관광객을 위한 보행환경 조성, 역사자원 활용, 내항 재개발과의 연계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신포동을 원도심 선도모델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칭 ‘신포동 원도심 혁신 선도지역’으로 지정해 신포역에서 신포동, 개항장, 자유공원, 내항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하나의 개발축으로 묶고 민간 공동개발과 공공 인프라 정비를 함께 추진하는 방식이다.
12년 간 민선 6·7·8기 인천 출신 시장들도 외면한 과거 ‘인천의 명동’ 신포동
신포동 일원은 과거 ‘인천의 명동’으로 불릴 정도로 상권이 활발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도심 기능이 신도시와 대규모 상업시설 등으로 이동하면서 상권과 주거환경이 함께 노후화됐다.
지난 12년 동안 민선 6·7·8기 인천 출신 시장들이 시정을 이끌었지만 신포동 일대의 도시정비는 뚜렷한 전환점을 만들지 못했다.
민선 8기 인천시가 추진한 제물포르네상스 역시 인천 원도심과 내항을 중심으로 대규모 도시공간 재편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3년 마련된 마스터플랜에는 원도심과 문화·관광, 산업·경제, 내항 개발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사업이 담겼다.
다만 신포동 일대를 하나의 독립적인 핵심 개발거점으로 묶은 구상은 전면에 제시되지 않았다.
개항장과 내항을 비롯한 주변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은 있지만, 신포동 자체를 원도심 재편의 선도사업으로 명확하게 설정한 방식은 아니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기존 제물포르네상스 사업과 개별 정비사업을 연결하는 후속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신포동은 143년 개항 역사를 가진 지역이라는 점에서 다른 원도심과 차별화할 수 있다.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과 상권을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면서 주거와 상업 기능을 함께 회복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도시정비 관계자 “내항 1·8부두 재개발이 항만 공간의 변화를 이끌고 개항장과 자유공원이 관광·문화 기능을 담당한다면 신포동은 생활상권과 주거, 상업 기능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설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포역에서 신포동, 개항장, 자유공원, 내항으로 이어지는 보행·교통축을 구축하고 각 지역의 기능을 연결하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민간 개발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공동개발을 유도하고 공공이 필요한 도로·보행환경·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선도사업 모델로 만드는 것이 과제
노후계획도시에서 선도지구를 통해 대규모 정비사업의 물꼬가 트인 것처럼 원도심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선도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포동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처럼 한 번에 정비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대신 개항장과 자유공원, 내항, 기존 상권이라는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형태의 도시재생·정비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민간개발 관계자는 “신포동 개발의 핵심은 과거 ‘인천의 명동’을 그대로 되살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개항 역사와 기존 상권에 주거·상업·문화·관광 기능을 결합해 새로운 원도심 거점을 만드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천시가 노후계획도시의 선도지구와 함께 원도심에도 지역 특성에 맞는 선도모델을 마련할 경우 신포동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공간 재편에도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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