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초등학교를 가까이 둔 이른바 ‘초품아’ 단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학령기 자녀를 둔 30·40대가 수도권 청약 당첨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학교까지의 거리와 통학 환경도 주택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 청약 당첨자 7493명 가운데 30·40대는 6497명으로 86%를 차지했다. 주택 구입과 자녀 교육 시기가 겹치는 연령대가 청약시장의 중심 수요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초등학교 접근성이 좋은 단지도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최근 공급되는 단지들은 단순히 학교가 가까운 수준을 넘어 단지 바로 옆에 학교 설립이 예정돼 있거나 어린 자녀가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입지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분당 51대 1·청주 109대 1…학교 가까운 단지 청약 흥행
올해 청약시장에서도 초등학교와 가까운 단지들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더샵 분당센트로’는 지난 1월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40가구 모집에 2052명이 신청해 평균 51.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면적 60㎡A는 2가구 모집에 211명이 몰리며 경쟁률이 105대 1을 넘어섰다. 구미초와 가까운 데다 분당에서 신축 공급이 드물고 오리역을 이용할 수 있는 입지 등이 수요를 끌어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1월 분당구 정자동에서 공급된 ‘더샵 분당티에르원’도 일반분양 47가구에 4721명이 신청해 1순위 평균 100.4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 일부 주택형에서는 경쟁률이 169대 1까지 올랐다. 정자역 역세권과 신축 희소성 등에 더해 교육환경도 강점으로 꼽혔다.
지방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4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서 분양한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테라 2차’는 1순위 평균 109.66대 1을 기록했다. 단지 인근에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된 점도 관심을 끌었다.
청약 경쟁률은 학교 접근성 외에도 분양가와 교통, 지역 내 공급량, 정비사업 여부 등에 영향을 받는다. 교육환경이 실수요자가 단지를 선택하는 주요 조건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의 설명이다.
기존 아파트도 강세…광교 84㎡ 19억9000만원 거래
초등학교와 가까운 단지에 대한 선호는 기존 아파트 거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면적 84㎡는 올해 1월 16억7500만원에 거래된 뒤 지난 9월 19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8개월 사이 거래가격이 3억원 이상 높아졌다. 단지 주변에는 광교호수초와 신풍초 등이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서울숲푸르지오’ 전용 84㎡도 지난 8월 24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에는 옥수초가 위치해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구는 주거지를 선택할 때 통학 거리뿐 아니라 이동 과정에서 큰 도로를 건너야 하는지, 차량 통행이 많은 구간이 있는지 등도 함께 살피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생은 중·고등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연령이 낮아 학교 접근성과 통학 안전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학교가 가까우면 자녀가 혼자 이동하기 쉽고 등·하교에 들어가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맞벌이 가구가 늘어난 점도 초등학교와 가까운 아파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10월 신규 분양 잇따라…단지 옆 초등학교 신설도
오는 10월에도 학교 접근성을 내세운 신규 분양이 이어질 예정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충북 청주시 서원구 장성동 신분평 도시개발구역 A2블록에서 ‘신분평 에피트 더웨이시티’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10개 동, 전용면적 59~112㎡ 총 99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옆에는 장성초등학교(가칭)가 2029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신분평지구에는 이 단지를 포함해 총 3948가구 규모의 주거단지와 공원, 학교,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단지에서는 종로엠스쿨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는 대우건설이 ‘청라 아크원 푸르지오’를 공급한다. 아파트 868가구와 오피스텔 987실 규모다. 사업지 인근에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으며 경연초·중학교도 도보권에 있다. 공식 분양 홈페이지에는 단지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다고 안내돼 있다.
경기 광주시 쌍령동에서는 롯데건설이 ‘경기광주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2단지’를 10월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10층~지상 최고 26층, 10개 동, 총 1249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인근에 광주푸른초가 있다. 롯데건설은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 분양 시기를 10월로 안내하고 있다.
분양업계에서는 30·40대 실수요층의 비중이 높은 만큼 초등학교와의 거리와 통학환경을 갖춘 단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도시나 도시개발지구처럼 신규 주택 공급과 학교 설립이 함께 이뤄지는 지역에서는 교육시설 배치가 청약 수요를 가르는 주요 입지 조건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rainb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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