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李, 농지조사에 지나치게 집착”
임이자 “농민 투기꾼 취급하면 안 돼”
[헤럴드경제(충주)=이우중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가 30일 농촌 현장을 찾아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조사가 끝난 뒤 전국 농지에 대한 데이터가 취합되면 ‘농지사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장 대표는 이날 충북 충주시 용두동에서 농업인을 만나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농민 수탈 농지 전수조사 간담회에 참석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 충주 지역구의 의원인 이종배 의원, 강명구 조직부총장, 조승환 여의도 연구원장 등이 함께했다.
장 대표 등은 오전 용두동의 벼 재배 현장을 둘러본 뒤 현장에서 농업인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농지를 임차해 사용하는 한 농업인은 장 대표에게 “농사를 지어서 이득을 보는 것도 아니다”라며 “기계가 없는 사람은 보조금을 받아도 그거에(기계) 다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장 대표는 이에 “남는 것도 없는데 정부가 이러니까 걱정이 더 늘었다”면서 “다른 방책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장 대표는 인근 간담회장으로 이동해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대통령이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명분은 투기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까지 와서 농지를 투기하려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장 대표는 지금의 농지 전수조사가 끝난 뒤 이행강제금 부과가 시작되면 땅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농지 전수조사를 해서 농사짓지 않는 땅을 다 가려내고 이행강제금을 물리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나”라며 “농사짓지 않는 땅은 팔아야 하니 내놓아야 하고, 땅값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땅값 하락과 더불어 농지사냥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전국에 모든 농지에 대해 정부가 친절하게 데이터를 만들어주면 농지 사냥이 가능해진다”면서 “특정 목적을 가지고 농지은행이 주겠다는 현금보다 조금 더 주면 누군가는 헐값으로 계속 사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기를 바로잡는다고 하면서 투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는 모든 농지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라며 “농지, 토지 주권을 빼앗기게 되는 거다. 식량안보와 식량주권도 빼앗기게 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임이자 의장은 “농지 투기는 막아야 한다”면서도 “투기꾼 막겠다고 평생 농사지은 농민까지 투기꾼 취급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당장 성난 농심 달래고 위기를 모면하려는 땜질 대책이면 안 된다”고 압박했다.
현장에서 전수조사를 겪는 농민들 가운데 농지 가격 하락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나타났다. 이문수 충주 농업인단체연합회 회장은 “트랙터 1대를 사려면 농지 담보대출을 내야 하는데, 트랙터가 1억이라면 1억에 상응하는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농지가격이 떨어지고 나면 다음 담보는 더 요구한다. 땅이 없는 사람은 담보금을 낼 수 없고 재대출도 힘들어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농민은 “정치적으로 농업을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장 대표는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을 만나 “농민들이 (전수조사를) 왜 하는지, 지금 시점에 누굴 위해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조사를 밀어붙인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당장 조사를 중단하고 의견을 충분히 듣고, 원점에서 재설계한 다음에 실시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는 3일로 예정된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무엇이 잘못됐는지 전체 방향을 말하고, 국정감사에서 어떻게 싸울지 방향을 말씀드리기 위해 개천절에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외투쟁 장기화에 대해선 “국정감사 진행이나 여러 상황을 보며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ain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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