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뷰티 수출 114억달러 돌파
올해 8월까지 31% 증가
日 소비자 70% 이상 “성분 확인 후 구매”
오사카서 63개사 유통·에스테틱 공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일본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K-뷰티가 가성비와 유행을 넘어 성분과 기능성을 앞세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 제품 성분과 효능을 꼼꼼하게 따지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기능성 제품과 전문 유통망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화장품 전문 전시회 ‘코스메 위크 오사카 2026’에 한국관을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한국관에는 국내 화장품 기업 9개사가 참여하고 별도 K-뷰티 쇼케이스에는 54개사가 제품을 선보인다. 모두 63개사가 일본 유통업체와 피부과·에스테틱 관련 바이어 등을 상대로 현지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K-뷰티의 수출 증가세는 가파르다.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 114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9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일본과 미국, 러시아 등에서는 한국산 화장품이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한국산 화장품이 수입 화장품 시장 선두를 유지했다. 최근에는 현지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이른바 ‘세이분카이’다. 유명 브랜드인지보다 어떤 성분이 들어갔고 실제 어떤 효능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제품을 사는 소비 행태다.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Qoo10)이 15~44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제품의 성분이나 소재를 확인한 뒤 구매한다고 답했다. 시카(CICA)와 PDRN, 나이아신아미드 등 국내 화장품에서도 자주 쓰이는 기능성 성분에 대한 검색도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의 규제 변화도 변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출범한 민관 협력체 ‘J-뷰티 산업연구회’를 통해 화장품 광고 표현 규제를 완화하고 의약부외품 심사 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일반 화장품이 미백이나 주름 개선과 같은 기능성을 광고하는 데 제약이 컸다. 규제가 완화될 경우 성분과 효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국내 기능성 화장품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코트라의 분석이다.
반면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등 경쟁국 업체들이 비슷한 기능성 성분을 적용하고 한국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활용하면서 제품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일본 시장에서 K-뷰티가 ‘가격 대비 성능이 좋고 유행이 빠른 제품’이라는 이미지에 머물 경우 장기적인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오사카 전시회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한 제품들이 전면에 나선다. 국내 기업들은 PDRN과 AHA·BHA 등 피부과 시술에서 활용되는 성분을 적용한 ‘닥터 코스메틱’을 비롯해 저자극·비건 원료를 강조한 클린뷰티 제품을 선보인다.
일본 젊은 소비층에서 확산한 ‘파케가이’도 공략한다. 파케가이는 패키지 디자인이나 제품 외관에 끌려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 행태로, 국내 기업들은 이를 겨냥한 디자인 뷰티 제품을 선보인다.
행사가 열리는 오사카를 포함한 서일본은 대형 제약회사와 화장품 원료·성분 업체가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전시회에는 대형 유통업체뿐 아니라 피부과와 에스테틱에 제품을 공급하는 전문 유통업체, 시술용 제품을 찾는 바이어들도 찾는다.
코트라는 쇼케이스에 54개사 제품을 한꺼번에 전시해 현지 바이어가 제형과 사용감을 직접 확인하도록 할 예정이다. 전시회가 끝난 뒤 관심을 보인 바이어와 국내 기업을 연결해 1대1 온라인 수출 상담과 샘플 테스트 등도 진행한다.
박용민 코트라 일본지역본부장은 “K-뷰티가 일본 수입화장품 시장 1위에 자리잡은 데 이어, 성분과 기능성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시장과 에스테틱·피부과 등 전문 채널에 추가 진입 여지도 여전히 크다”며, “이번 코스메위크에서 발굴한 수요를 활용해 K-뷰티 기업들의 일본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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