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 해머 오브스 최고경영자(CEO) 인터뷰
“한국도 퍼프 원해…안전장치 갖춘 균형 규제 필요”
[헤럴드경제=경에은 기자] “투자자들이 중앙화 거래소(CEX)에서 자산을 빼 디파이로 이동하도록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거래소가 온체인 금융을 백엔드에 통합해야 합니다.”
랜 해머 오브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브스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현물과 무기한 선물 등 온체인 거래의 주문 실행과 유동성 연결 인프라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해머 CEO는 국내 투자자들이 여전히 업비트와 빗썸 등 중앙화 거래소를 중심으로 거래하고 자산을 보관하는 현실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를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으로 직접 이동시키기보다 기존 거래소 안에서 온체인 금융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대중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업비트와 빗썸, 디지털엑스, 코인원 같은 거래소들이 웹3 월렛을 갖추고 온체인 유동성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물과 무기한 선물 거래가 서로 경쟁할 필요는 없고 같은 곳에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는 이용자가 거래소나 은행에 자금을 보관하면서 동시에 온체인 금융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브스가 실제로 경험한 국내 스테이킹 시장도 이런 판단의 근거가 됐다. 해머 CEO는 올해 오브스 토큰 스테이킹에서 가장 큰 성장세가 빗썸을 통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온체인에서 직접 스테이킹할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도 있지만 이용자들이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용자들은 빗썸을 통해 스테이킹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쉽고 익숙한 인터페이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파이와의 상호작용도 이런 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최근 디파이 시장 자체도 과거와는 다른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2020~2021년 디파이가 개인 투자자들이 메타마스크 등 지갑을 이용해 높은 수익률을 찾아다니는 모습이었다면 최근에는 전문 투자자와 기업이 활용하는 거래·결제 인프라로 시장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오브스의 사업 전략도 리테일 중심에서 기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브스는 그동안 팬케이크스왑과 스시스왑 등 약 35개 DEX와 협력하며 온체인 주문 실행 기술을 제공해 왔다. 해머 CEO는 앞으로 전문 투자자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연동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6월 기업과 전문 투자기관을 겨냥한 거래 시스템을 공개한 이후 기관과 수탁사, 인프라 사업자들과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해머 CEO는 “시장 반응은 매우 좋았고 여러 기관 및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기관 사업은 영업 주기가 완전히 다르다. 디파이에서는 3개월이 긴 시간이지만 은행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기관의 온체인 진입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비트코인 보유에서 시작해 스테이블코인 사용, 국경 간 송금, 스테이블코인 간 교환, 이후 실제 온체인 거래로 이어지는 일종의 피라미드 구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해머 CEO는 “많은 기관이 이미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그다음 단계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USDC와 USDT를 교환하거나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USDC 사이의 거래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오브스가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역도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무기한 선물(퍼프Perp) 시장은 향후 온체인 거래 확산을 이끌 주요 영역으로 봤다. 다만 레버리지와 청산 등 위험성이 큰 만큼 시장 접근을 일률적으로 차단하기보다는 투자자 교육과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규제 상황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불법으로 보는 것도, 모두 허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용자 자산을 보호할 안전장치를 두면서도 시장 참여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yo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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