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법 동해시 망상동 ‘메뚜기 축제’ 눈길
동창이 밝았느냐..약천 남구만의 여민동락 유산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동해시 망상동은 동해안 5대 해수욕장인 망상해변으로 유명하다. 해수욕장 입구, 철학자 니체의 소설 속 문구를 인용해 ‘사랑에는 약간의 망상이 들어있다’는 글귀를 걸어놓은 것도 국민 여행객들을 미소짓게 한다.
그런데 이 망상동엔 조선 숙종때 중전까지 올랐던 대빈 장희빈-한차례 폐비됐던 인현왕후-영의정 약천 남구만 선생과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어 색다른 관심이 모아진다.
행정동으로서의 망상동은 법정동 망상, 괴란, 만우, 심곡, 초구동을 관할하는데, 망상 초구·심곡동엔 기사환국(남인 장희빈세력이 서인노론계 인현세력에 승리)때 귀양 온 약천의 자취가 있다.
소론계 거두였던 남구만은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다가, 정치혼란의 책임이 숙종에게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만한 직언을 했다가 망상 초구까지 오게 된다.
망상동엔 해수욕장 외에도 심곡 약천마을, 심곡 소류지, 망상사구(노봉해변), 남구만 선생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약천사(藥泉祠) 등 인문,자연 여행지가 많다.
특히 그의 시조 ‘동창이 밝았으냐..저 너머 사래긴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중 사래긴밭이 바로 망상동 초구마을에 있다. 이 시조는 주로, 평화롭고 게으른 농촌의 정취를 묘사한 것으로 해석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경세제민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 관리와 목민의 직무유기를 꼬집은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인들은 ‘바다가 보이는 어느 농촌의 나른한 풍경’으로 해석하고 싶어한다. 자신을 질질 끌고가는 세태를 뒤로한 채, 망상 초구마을 같은 곳에서 물멍, 불멍, 숲멍 하고픈 마음에서다.
동해시가 약천이 살던 마을에서 이색축제를 벌인다. 오는 3일 초구동 348-1번지 일원 ‘망상뜰’에서 메뚜기 축제를 여는 것이다.
남구만 선생이 이곳에 귀양온 뒤 과학영농, 농촌계몽에도 앞장섰던 점을 계승해, 초구동은 아직도 친환경 유기농법을 고수하고 있는데, 농약이 없으니 자연히 메뚜기가 많다.
주지하다시피 메뚜기가 곡식의 생육을 방해하지 않도록, 퇴치하는 방법은 바로 ‘구워먹기’였다.
지금의 중년이상, 농촌출신 만 메뚜기 구이를 먹어본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술안주에 좋고 몸에도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메뚜기 튀김’은 총알배송까지 할 정도로 여전히 도시에든, 농촌에든 즐기는 음식이다.
반농반어촌 동해시 망상동은 동해바다의 매력 외에 이곳의 친환경 농법, 농촌의 가치와 우수성도 알리고, 향수를 자극하는 다양한 자연체험을 제공해 국민이 힐링할 수 있도록, 이번 축제를 마련했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무대로는 강원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망상괴란고청제농악’ 시연이 펼쳐진다.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전승되어 온 공동체 농악을 지역축제 속에서 선보임으로써 전통문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무 메뚜기 만들기, 전통 떡메치기 등 체험과 메뚜기포토존, 경운기 등 전시품을 볼 수 있다.
또한 친환경농법으로 수확한 망상쌀과 누룽지 찹쌀을 알리는 홍보 부스와 망상쌀 떡볶이, 인절미, 솜사탕 등 먹거리도 함께 즐기도록 준비했다.
지난해에도 큰 호응을 얻었던 들판에 메뚜기를 직접 풀어 메뚜기 잡기 체험도 한다. 메뚜기 잡기는 곡식보호, 식량대체 등 일석이조의 놀이였다.
이경아 망상동장은 “친환경 농업의 가치를 지키는 망상뜰에서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면서,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이번 축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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