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1일 낮 서울 광화문 한복판. 고층빌딩 사이 120m 상공에 가느다란 줄 하나가 걸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코리아나호텔과 동아미디어센터를 잇는 길이 160m의 외줄이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의 줄 위에서 한 남성이 두 팔을 벌린 채 한 걸음씩 발을 내디뎠다.
세계적인 슬랙라인 선수 얀 루스다.
빌딩 사이에 그물망은 없었다. 루스는 몸에 연결된 안전줄 하나에 의지한 채 아슬아슬하게 외줄 위를 걸었다.
슬랙라인은 두 지점 사이에 팽팽하게 설치한 폭 2.5∼5㎝ 안팎의 평평한 줄 위에서 균형을 잡아 걷거나 점프·회전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한국 도심에서 슬랙라인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가 후원하고 레드불 코리아가 주최·주관했다.
이날 퍼포먼스에 나선 루스는 에스토니아 출신으로, 슬랙라인 세계 챔피언을 세 차례 차지하는 등 여러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2024년에는 이탈리아 본토와 시칠리아를 잇는 메시나 해협에서 약 3.6㎞에 이르는 슬랙라인 횡단에 도전해 처음으로 해협을 건넜다.
슬랙라인 위에서 더블 백플립(공중제비)에 성공한 최초의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퍼포먼스 시작 전부터 줄이 잘 보이는 곳마다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오후 1시 2분께 루스가 코리아나호텔 옥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상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루스는 두 팔을 크게 움직여 균형을 잡으며 침착한 표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루스는 약 15분 만에 160m 외줄의 끝에 다다랐다.
루스는 오후 1시 17분께 출발했던 코리아나호텔을 향해 다시 줄 위를 걷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길에는 한층 과감한 묘기가 이어졌다.
물구나무를 서는가 하면 한 손으로 줄에 매달렸고, 두 발을 줄에 건채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리기도 했다.
도착점에 가까워져서는 외줄 위에서 팔굽혀펴기 자세까지 선보였다.
루스는 오후 1시 27분께 다시 코리아나호텔에 도착하며 160m 외줄 왕복에 성공했다.
루스의 고공 퍼포먼스는 이날 오후 4시에도 한 차례 더 진행된다.
서울시는 120m 상공의 도심 밀집 지역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현장에 안전요원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관람 구역과 보행 동선을 분리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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