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와 범행 자백했는데…4시간 뒤 긴급체포
검찰 “체포 요건 안돼”…허위 기록 작성에 재판행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뒤 스스로 파출소를 찾아와 범행을 자백한 운전자를 마치 현장에서 추격해 붙잡은 것처럼 체포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경찰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직권남용체포와 공전자기록등위작·행사,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로 경북 지역 한 경찰서 소속 A 경감을 지난달 30일 불구속기소 했다고 1일 밝혔다.
A 경감은 지난 5월 22일 스스로 파출소에 출석한 뺑소니 사고 피의자 B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실제와 달리 파출소 앞에서 추격 끝에 검거한 것처럼 긴급체포 관련 기록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같은 날 자정 무렵 술을 마신 상태로 교통사고를 낸 뒤 현장을 벗어난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는 이후 숨졌다.
경찰이 차량 번호 등을 토대로 B씨를 특정해 주거지를 찾아간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이날 오후 6시께 파출소에 자진 출석했다. 이후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조사를 받으면서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 등을 자백했다.
하지만 A 경감은 약 4시간30분 뒤인 오후 10시30분께 B씨를 긴급체포했다. 긴급체포서에는 B씨를 오후 6시16분께 파출소 앞에서 추격해 검거한 것처럼 체포 일시와 장소, 경위 등이 기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경찰이 요청한 긴급체포 승인 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체포 경위가 불분명하다고 보고 소명을 요구했다. 경찰이 별다른 보완 없이 다시 승인을 요청하자 검찰은 이튿날 새벽 긴급체포를 승인하지 않고 B씨를 즉시 석방하도록 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B씨가 자진 출석해 범행을 자백한 상태였던 만큼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등 긴급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A 경감이 실제 체포 과정과 다른 내용을 기록에 적은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A 경감의 처분을 놓고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쳤으며,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소 의견을 냈다.
B씨도 지난달 30일 뺑소니 사망사고와 관련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신은식 의성지청장은 “일차적으로 기록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기록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행위는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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