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유럽도 공급 확대 도울 수 있어”
프랑스·독일에 비축 경유 방출 요청
美 수출금지 카드까지 거론하며 압박
중간선거 앞두고 농업지역 불만 확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경유 가격이 치솟자 미국이 유럽에 비축 경유를 시장에 풀어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 내에서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윳값 상승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산 경유 수출 금지까지 검토하는 등 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에 전략비축유 방출을 요청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라이트 장관은 “유럽은 정유 능력의 상당 부분을 대륙 밖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공급을 우려해왔고, 그 결과 막대한 경유 비축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 세계 경유 수출을 회복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은 매우 빠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유소들은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유럽도 이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특히 겨울철을 앞두고 유럽의 비축 물량을 시장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트 장관은 “수확철과 겨울 난방유 수요가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경유 비축분을 조율해 방출할 때”라며 “지금이 시장에 더 많은 경유를 공급할 때다. 경유는 사용 가능하며 곧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유럽 주요국을 상대로 비축 물량 방출을 압박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프랑스와 독일에 비축 경유를 시장에 풀 것을 요구했으며, 유럽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산 경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전달했다.
미국이 유럽에 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자국 내 경윳값 급등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경유 사용량이 많은 농업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커지면서 공화당 일각에서는 미국산 경유의 해외 수출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경유 수출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자 하며 이를 달성할 모든 아이디어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수출 금지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모든 것은 상황에 달려 있다”며 “유럽과 협력해 보다 건설적인 공급 확대 방식을 통해 가격을 상당히 낮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유 공급난에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라이트 장관은 “러시아는 주요 경유 수출국이었고 휘발유도 일부 수출했지만 이제는 두 제품 모두를 수입하고 있다”며 “이것이 정유제품 시장을 빠듯하게 만든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에 러시아의 정유 능력 감소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경유 시장의 수급 불안이 커진 가운데, 유럽의 비축 물량 방출 여부가 단기적인 가격 안정의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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