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과 간신
옛말에 집안이 가난해지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훌륭한 재상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치국의 핵심은 결국 인사다. 일찍이 조조는 “천하의 간신(奸臣)은 충신같이 보인다”고 했다. 현실에서도 간신은 승진하고 충신은 귀양가는 일이 다반사다. 일반 조직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로 윗사람치고 아부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난파선에서 먼저 뛰어내리는 건 가장 크게 충성을 외치던 자들이다.
한편 간신에도 등급이 있다. 전한의 대학자 유향은 <육사론(六邪論)>에서 6가지로 구분했는데 가장 악질은 지위를 이용해 파멸을 부르는 ‘망국신(亡國臣)’이라 했다. 요즘 같은 혼탁한 시대엔 군주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무게감을 지닌 ‘불소지신(不召之臣)’의 존재가 더욱 절실하다. “신하는 항상 아첨하고, 임금은 언제나 교만하다.” 청나라 건륭제 치하를 요약하는 이 서슬 퍼런 평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서늘한 죽비다.
칼럼니스트/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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