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사후조정 끝내 무산…노조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 결의
평균연봉 1.1억에 6.2%안 제시에도…15% 인상·준법투쟁 강행
일부 공정 중단 시 배치 전량 폐기…업계 “1차 1500억 피해 이어 치명타”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고정급 15% 인상과 영업이익 15% 배분 등 무리한 요구안을 고수하며 오는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세 차례에 걸친 노사정 사후조정마저 끝내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당초 기대했던 교섭 타결은커녕 생산 라인이 전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일부 공정만 중단돼도 대규모 의약품 배치를 전량 폐기해야 하는 바이오 업종 특성상 수천억 원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측은 “회사의 장기 경쟁력에 치명적 타격을 주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이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투쟁지침 2호’를 공표하고, 오는 10월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전날인 1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제3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으나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추가 조정을 진행해도 입장 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4차 사후조정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총파업 개시 전까지 현장 준법투쟁 수위를 대폭 끌어올려 회사를 전방위로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은 월 의무근무 시간만 준수하고 임의 연장근무와 퇴근 후·휴일 업무 대응, 비상대기 및 당직 등 비정상 형태의 근무를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표준작업절차(SOP)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안전규정 등을 원칙대로 지키며 퇴근 이후 승인이나 고객사 대응, 긴급업무는 전량 부서장에게 이관하기로 했다. 투쟁 조끼 착용과 함께 향후 별도 파업 사이트를 개설해 참여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설비 고의 정지나 훼손, 기록 삭제·허위 작성, 물리적 업무 방해 행위는 금지했다.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대해 사측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회사는 “임단협을 원만히 마무리하기 위해 수십 차례 교섭은 물론 노동위원회의 조정 및 사후조정 절차에 이르기까지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임해 왔다”며 “그럼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조합의 2차 총파업 예고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특히 노조의 요구 수준이 과도하다는 점을 분명히 짚었다. 사측은 “조합이 요구하는 총 15% 수준의 고정급 인상이나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배분, 인사·경영권 관련 안건은 회사가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의 평균 급여는 1인당 1억1400만원 수준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높으며, 이는 회사가 제시한 2026년 임금 인상안(6.2%) 적용 시에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단체협약 개정과 관련해서도 회사는 “2024년 체결된 기존 41개 조항의 개정 및 보완 외에도 33개의 신규 조항 신설을 수용해 총 74개 조항으로 대폭 확대하는 안을 제시하는 등 조합 요구를 폭넓게 반영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이번 2차 파업 결행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할 파장에 대해 깊은 우려를 보내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제조업은 세포를 연속 배양하고 정제하는 고도의 연속 공정 특성을 지닌다. 생산 라인의 일부 공정만 중단되더라도 미생물 오염이나 기준 미달 등으로 인해 진행 중이던 바이오의약품 대규모 ‘배치(Batch·생산 단위)’ 전량을 폐기 처분해야 한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조가 지난 5월 1일부터 5일까지 단행했던 사상 첫 5일간의 전면 파업 당시 이미 약 15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매출 손실과 생산 차질을 겪은 바 있다. 만약 노조의 예고대로 3주간(21일) 장기 총파업이 강행된다면, 1차 파업의 4배가 넘는 기간인 만큼 손실 규모는 수천억 원대로 불어나 회사와 임직원 전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납기 지연과 품질 이슈는 최근 창립 이래 누적 수주 220억달러 고지를 바라보며 쌓아 올린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두터운 신뢰를 한순간에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사측은 장기 분규의 파국을 막기 위해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여전히 대화를 통해 이번 임단협을 마무리하려는 의지를 확고히 가지고 있다”며 “조합의 합리적인 결정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항상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전향적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6일 총파업 돌입 전까지 남은 3주간 노사가 막판 타협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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