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국가 주도 배상체계 본격 가동

기후부, 사업자 15개사와 배상이행 협약

김성환(사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배상이행 협약식에 참석해 가습기살균제 사업자·원료물질 사업자들과 협약 체결 후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김성환(사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배상이행 협약식에 참석해 가습기살균제 사업자·원료물질 사업자들과 협약 체결 후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8일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사업자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도 정부 심의를 거쳐 배상받을 수 있게 된다. 개정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에 따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가 기존 사업자 분담금에 기반한 행정적 ‘구제’에서 국가와 사업자의 공동책임에 기반한 ‘손해배상’ 체계로 전환되면서다.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본격적으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15년여 만이다.

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피해자가 배상을 신청하면 건강피해와 노동력 상실률 등을 조사한 뒤 국무총리 소속 가습기살균제 배상심의위원회가 배상 여부와 배상액을 최종 심의·결정한다.

배상 결정이 내려지면 피해자는 배상금을 일시금으로 한꺼번에 받거나, 향후 치료비를 제외한 금액을 먼저 받고 치료비는 추후 지급받는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배상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신청인은 재심의를 청구할 수 있다.

신청부터 지급까지의 경제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기존 구제급여를 받던 피해자는 배상받을 때까지 구제급여를 계속 받는다.

배상심의 신청은 이날부터 내년 4월 7일까지 6개월간 받는다. 배상을 원하는 피해자는 신청서와 증빙서류를 갖춰 배상심의위원회에 신청하면 된다. 온라인으로는 피해자지원종합포털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과 세종의 현장 접수창구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서울 피해자 소통공간에서는 신청 상담도 제공한다.

배상심의위원회는 이달 중 구성될 예정이다. 배상 세부기준과 안내서는 연내 공개되고, 내년부터는 개별 배상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후부는 배상 세부기준에 따라 배상총액을 추계한 뒤 내년 상반기 중 사업자별 분담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사업자 분담금과 관련해 기후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유)옥시레킷벤키저,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애경산업㈜ 등 가습기살균제사업자, 원료물질사업자 15개사와 ‘가습기살균제 배상이행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사업자는 피해 배상을 위한 분담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기후부는 정부 출연금 예산 확보에 힘쓰기로 했다.

양측은 또 유사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원료물질부터 제품 폐기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화학안전망 구축에 노력하고, 분담금 등을 두고 이견이 생기면 협의체에서 상호 협의를 바탕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국가 주도 배상체계가 피해자와 유족분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을 한층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국가도 배상 책임의 당사자로서 배상 절차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민간사업자의 책임과 분담금 등을 둘러싼 분쟁이 피해자 배상 절차를 지연시키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