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K-컬처의 전 세계적인 인기로 한글의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정작 국내에선 젊은 세대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한글의 이해를 돕는 어휘력이나 글쓰기 등 우리말 관련 서적들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8일 출판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문해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서적들의 출간 및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7년(1~9월)까지만 해도 문해력이나 어휘력 관련 도서는 1년간 12종이 출간되는 데 그쳤다. 판매량 역시 전년도보다 8.3% 줄어 이렇다고 할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2020년엔 관련 서적 출간이 44종으로 4배가량 늘었고, 서적 판매량 역시 103.9% 급증했다. 지난해엔 168종까지 늘어 2017년에 비해 14배가량 많아졌다. 올해도 문해력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관련 서적 출간이 105종에 이르렀고, 서적 판매 역시 전년보다 1.9% 늘었다.
온라인 서점인 예스24에서도 최근 5년(2021~2025년)간 우리말 도서 판매가 직전 5년(2016~2020년)보다 81.6% 늘었다. 이중 문해력 관련 도서는 5년 전보다 9988.8% 급증해 1만 배 이상 많아졌다.
이처럼 서점가에서 우리말, 특히 문해력과 관련한 서적에 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젊은 세대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관심을 받으며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천시(비가오면)’, ‘심심한 사과(깊은 마음을 담은 사과)’, ‘중식(점심)’, ‘사흘(3일)’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들을 이해 못 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이런 현상이 온라인상에서 밈(MEME)으로 희화화되자 자녀를 둔 3040세대가 아이 교육을 위해 문해력 관련 서적을 찾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숏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짧고 빠른 정보 소비에 익숙해 긴글을 이해하는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문해력이나 글쓰기 책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2030 사이에서 ‘텍스트힙(texthip)’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문해력 향상에 대한 니즈가 보다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일상생활에 스며든 AI(인공지능)가 문해력에 대한 관심을 더 높였다는 시각도 있다. AI를 보다 잘 활용하기 위해선 ‘무조건 자유롭게’ 질문하기보다 ‘어떻게 잘’ 질문하느냐가 관건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나 AI가 제시한 자료를 판단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고도의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AI는 틀린 정보를 그럴듯하게 포장해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진위 판단은 물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려면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최근 SNS, 숏폼 등 짧고 빠른 정보가 유통되는 디지털 플랫폼이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의 문해력이 약화했다”며 “이같은 현상이 사회적으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서적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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