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93억 의료 장비 지원’에 주권 침해 비난
“지뢰 사고 자작극 이어 광대극 2부…영원히 안 마주쳐”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8일 한국 정부의 대북 의료 장비 지원 구상을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며 전면 거부했다. 김 부장은 남북 관계를 되돌려 세우려면 “최대한의 존중”을 보이라고 요구하면서도, 남측과는 영원히 마주 설 일이 없을 것이라며 적대적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 부장은 이날 대외 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통일부가 평양 강동군병원에 약 93억원 상당의 의료 장비를 발송하는 계획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제재 면제를 승인받은 사실을 직접 거론했다.
김 부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 취약 계층의 필수 의료 서비스 접근성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짚으며 “이것은 우리 국가에 대한 모독이고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며 우리의 국법을 거스르는 엄중한 주권 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한국에서 “개싸움질”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한국의 관리 정동영이도 이번 ‘지뢰 폭발 사건’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하였다”고 언급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어 김 부장은 “어설프게 조작한 자작극이 예상의 흥행 수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한국 것들이 급기야 들고나온 것이 바로 ‘의료 장비 지원 계획’이라는 광대극의 제2부”라며 “한국이 느닷없이 수개월 전부터 추진해 오던 ‘지원’ 계획 음모를 스스로 드러내 보이며 ‘인도주의’ 간판을 내걸고 ‘신뢰 조성’을 떠들기 시작한 저의”가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작극을 벌리는 데는 저들의 ‘선의적인 태도’와 이를 거부하는 우리의 ‘상반되는 태도’를 비교시켜 그 무엇이라도 얻어 보려는 음흉한 정치적 타산이 깔려 있다”며 “실지로 조한(북남) 사이의 관계를 되돌려 세우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하나하나의 언동에 상대의 감정을 의식하고 최대한의 존중과 배려, 진심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지뢰 폭발 사건’이라는 광대극을 조작하고 우리 국가와의 전면 대결을 선포한 주범들이 그 무슨 ‘인도주의 지원’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유의 양면성과 철면피성, 후안무치함으로 특징지어지는 대한민국의 진상”이라며 “한국과는 그 무엇을 주고받거나 엮이울 일이 일체 없으며 마주 볼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절대불변한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한국 것들과는 영원히 마주 설 일이 없을 것이며 되돌려 세울 수 없는 역사는 이미 오래전에 경과되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줄 것”이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가장 적대적인 한국의 정체성과 조한 관계의 적대적 성격은 결코 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sunpi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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