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천만원만 샀어도 5억원 됐다”, “1억원 샀으면 50억 됐다”
올해 들어서만 5000%가 넘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유조선 운임에 투자하는 브레이크웨이브 탱커 시핑 ETF(BWET)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BWET는 연초 대비 5239%가량 상승하며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압도적인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18.73달러였던 주가는 이달 15일 뉴욕 증시에서 1000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12개월간 상승률은 6988%에 달한다.
미국 중소형 자산운용사 앰플리파이가 운용하는 이 펀드는 실물 원유나 해운 회사 주식이 아닌 유조선 운임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포트폴리오의 90%는 중동 걸프 지역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나르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선물(TD3C)에, 나머지 10%는 서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수에즈막스 운임선물(TD20)에 투자한다.
해상 운송 경로가 위험해지거나 항해 거리가 길어지고, 이용 가능한 선박이 줄어들면 운임이 오르고 수익률도 함께 상승하는 구조다. 운임 변동에 투자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유조선 운임이 오르면 수익률이 급등할 수 있다.
최근 BWET의 폭등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운송 불안으로 유조선 운임이 치솟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ING의 이코노미스트 리코 루먼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혼란이 원유 운송 비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아덴만, 바브 알 만데브 해협 등 주요 해상 수송로에서 안보 위험이 커진 데다 보험료 상승과 각종 제재로 운항 가능한 선박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루먼은 호르무즈 해협의 공격 위협을 피하기 위해 선박들이 더 긴 항로를 이용하면서 운송 부담이 커졌고,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이 확대되면서 제재를 준수하는 선박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ING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전 세계 원유운반선의 평균 수익은 하루 50만달러(약 6억6800만원)를 넘어섰다. 이는 2025년 평균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200만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운임은 올해 1월 하루 약 3만달러(약 4000만원)에서 이달 130만달러(약 17억4000만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수익률만 보고 투자에 뛰어들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선박 가용성이 개선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영구 개방되면 BWET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B2BROKER의 최고영업책임자(CCO)인 존 무릴로는 “이 분쟁은 예측할 수 없으며 언제든 끝날 수 있다”며 “분쟁이 끝나면 운임이 하락하고 펀드 가격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bb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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