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국내 대형 자동차 배터리 제조사 DN오토모티브가 노동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고 속여 납 배출을 촉진하는 주사를 맞혔다는 의혹이 제기돼 고용노동부가 이 회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가운데, 이 주사의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에서 특수건강검진을 앞두고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혈액 속 중금속을 소변으로 강제 배출시키는 ‘킬레이션’ 주사를 비타민 주사로 속여 주기적으로 투약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검진에서 납 수치가 높게 나올 것을 우려한 회사가 부작용 위험이 있는 주사제를 부당 투여했다는 것.
이 주사의 정체는 혈액 속 중금속을 소변으로 강제 배출시키는 ‘킬레이션’ 주사로 드러났다.
의혹의 핵심은 회사가 특수건강검진에서 노동자들의 납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검진 직전 킬레이션 주사를 투약했는지 여부다.
노동부는 특수건강진단 직전 킬레이션 주사를 투약한 행위가 정부의 노동자 건강보호 조치를 방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DN오토모티브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노동부 조사 결과,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에서 총 68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이에 노동부는 이를 입건·송치하고 과태료 4620만원을 부과했다.
특히 킬레이션 주사 치료는 상당한 부작용을 뒤따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이유정 교수는 “혈액검사에서 납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고 해도 그 사람의 나이, 혈중 납 농도가 얼마나 높은지, 납 중독 증상이 있는지, 몇 살인지, (여성이라면) 임신했는지, 콩팥 기능은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킬레이션 치료 여부, 투여 농도를 판단한다”며 “이 치료는 주로 대학병원에서 하는데, 우리 병원의 경우 5년에 1명꼴로 볼 정도로 희귀하다”고 말했다.
중금속 중독 증상으로는 복통·변비·두통·피로감 같은 경증에서부터 의식이 처지는 신경학적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런 증상이 없다면 중금속 수치가 아무리 높아도 킬레이션 치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교수는 이처럼 킬레이션 치료 대상이 까다로운 것은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기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킬레이션 주사를 강제로 맞았다는 한 직원은 “혈압이 180㎜Hg까지 치솟았고, 눈(시야)이 갑자기 2개로 보였다”고 진술했다.
또 철 중독 환자에게 사용하는 데페록사민메실레이트으로 킬레이션 치료를 진행할 경우 ‘단 회(1회) 투여만으로도 시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함께 홍조나 두드러기, 저혈압, 쇼크, 시·청각 장애의 위험도 커진다.
이 밖에 미국에서는 콩팥 손상 같은 부작용 위험 때문에 킬레이션의 예방적 투약을 법으로 금지한 상태다. 치료 대상 환자에게만 적정량 투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에도 중금속 중독 증상 없다면 킬레이션 치료를 무조건 시작할 게 아니라 중금속 노출부터 줄이고 경과를 관찰할 것을 권고한다”며 “중금속 중독으로 진단받았다고 해서 누구나 킬레이션 치료 대상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금속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혈중 중금속 수치를 낮추는 건 치료 목적이지만, 검진 때 중금속 수치 이상을 피하기 위해 받는 사람이 단순히 ‘비타민 주사’로 알고 받았다면 윤리적 문제를 비껴가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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