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쉐론, 7월 인상했던 콰트로 가격 최대 10% ↓
국내외 명품 시장 성장세 둔화…가격 부담 커져
금값·환율 하락 변수…업계 전반 확산은 미지수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이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올해 초부터 가격 인상이 이어진 명품 업계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부쉐론은 이달 ‘콰트로’ 라인을 중심으로 제품 가격을 5~10% 인하했다. 지난 7월 일부 모델 가격을 최대 12% 올린 지 약 3개월 만이다.
제품별로는 콰트로 클래식 스몰 링이 699만원으로 약 5.5% 내렸다. 콰트로 목걸이 라인도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클래식 펜던트 S는 751만원에서 690만원으로 8.1%, L은 998만원에서 890만원으로 10.8% 내렸다. 화이트 에디션 클래식 펜던트 S와 블랙 에디션 클래식 펜던트 S도 각각 8.2% 인하됐다.
부쉐론은 이번 인하가 글로벌 가격 정책에 따른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부쉐론 관계자는 “글로벌 가격 정책일 뿐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명품 브랜드는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높이면서 희소성과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왔다. 지속적인 인상으로 ‘지금이 가장 저렴하다’는 인식을 심어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맥킨지에 따르면 과거 명품시장 성장의 80% 이상이 판매량 증가보다 가격 인상에서 비롯됐다.
올해도 주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계속됐다. 롤렉스를 비롯해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아펠 등이 잇달아 올렸다. 까르띠에는 지난 1월 러브링 클래식 가격을 7.8%, 러브 브레이슬릿 미디엄 가격을 8.2% 올렸다. 반클리프 아펠도 지난 3월 알함브라와 프리볼 등 일부 주얼리 가격을 약 5% 올렸다.
이런 흐름에서 부쉐론의 인하는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누적된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구매 수요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7월 가격을 올렸던 콰트로 라인을 중심으로 가격을 다시 낮췄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고려한 조정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명품 소비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주요 백화점의 기존점 매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며 명품 성장률 둔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업계 지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글로벌 명품 수요 관련 지표의 증가세가 2분기보다 2~3%포인트 둔화했다고 밝혔다.
금·은 가격 하락과 환율 변동도 조정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명품 주얼리는 원재료 가격 변동을 즉각 반영하기보다 브랜드 가치와 글로벌 가격 정책 등을 종합 고려해 가격을 책정한다. 원가 부담 완화만으로 인하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국제 금값은 최근 하락세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9월 국제 금값은 전월 대비 8.5% 떨어졌다. 수입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도 내려갔다. 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2분기보다 3분기에 5.5% 하락했고, 3분기 말 환율은 2분기 말보다 12.4% 떨어졌다.
이번 부쉐론의 가격 조정이 다른 명품 브랜드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는 가격을 한 번 내리면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인하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명품 브랜드마다 글로벌 가격 정책과 시장 상황이 다른 만큼 한 브랜드의 가격 인하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iu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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